우버가 로보택시를 '적'이 아닌 '동반자'로 택한 이유
우버가 중국 Pony AI, 크로아티아 Verne과 손잡고 유럽 최초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이 위협이 아닌 수익원이 될 수 있을까?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차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한다.
2024년, 우버의 주가는 자율주행 뉴스가 나올 때마다 출렁였다.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확장할 때, 테슬라가 로보택시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투자자들의 질문은 하나였다. "우버는 결국 대체되는 거 아닌가?"
우버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싸우는 대신, 끌어안기로 했다.
크로아티아에서 시작된 '연합 전선'
우버는 최근 중국 자율주행 기업 Pony AI와 크로아티아 스타트업 Verne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목표는 유럽 최초의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다. Verne의 본거지인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차량 테스트가 이미 진행 중이며, 조만간 우버 앱을 통해 일반 고객이 호출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파트너십의 구조가 흥미롭다. 우버는 차량을 직접 만들거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지 않는다. 대신 수억 명의 사용자가 이미 쓰고 있는 앱과 결제 인프라, 그리고 수요 데이터를 제공한다. Pony AI와 Verne은 기술과 차량을 담당한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율주행 물결에 올라타는 방식이다.
Pony AI는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두고 베이징, 상하이 등지에서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지난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Verne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스타트업이지만, 유럽 규제 환경에 특화된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집중해왔다.
'위협'을 '수익원'으로 바꾸는 전략
우버가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건 지난 1년 사이다. 현재까지 수십 개의 자율주행 개발사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핵심 논리는 이렇다. 로보택시가 전통적인 차량 호출 시장을 잠식하더라도, 그 로보택시들이 우버 플랫폼 위에서 달린다면 우버는 여전히 수수료를 가져간다. 운전기사에게 지급하던 몫이 줄어드는 만큼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자율주행이 위협이 아니라 마진 개선의 기회가 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웨이모, 테슬라, 중국의 바이두 같은 기업들은 굳이 우버를 거칠 이유가 없다. 자체 앱을 키워 플랫폼 수수료 없이 직접 수익을 챙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 실제로 웨이모는 우버와의 초기 협력을 접고 독자 서비스를 확장하는 길을 택했다. 우버의 파트너십 전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아직 열린 질문이다.
한국 모빌리티 시장은 어디쯤 서 있나
유럽에서 상업용 로보택시가 현실화된다면, 한국 시장의 시계는 얼마나 빠르게 돌아갈까.
현대차는 모셔널이라는 자율주행 합작사를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기술 역량은 글로벌 수준이지만, 국내 상용화는 여전히 규제의 벽에 막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우버와 유사한 플랫폼 포지션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확산되면 기사 수수료 의존 모델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기지만, 동시에 기술을 보유한 완성차 기업들이 직접 플랫폼을 운영할 경우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택시 기사와 대리운전 기사 등 약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운수 종사자들에게 이 흐름은 더 직접적인 문제다. 유럽의 사례가 쌓일수록 국내 규제 논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변수는 중국 기업의 역할이다. 이번 파트너십에 포함된 Pony AI처럼,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중국 기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 협력이 순탄하게 이어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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