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꿈은 끝났나? 주유소 폐쇄에 도요타·혼다 '멘붕
일본 수소차 판매량 5년새 80% 급감. 수소충전소 감소로 도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 타격. 전기차 vs 수소차 경쟁 판도 변화
일본 도쿄 시내 한 수소충전소 앞. 평일 오후인데도 차량 한 대 보이지 않는다. 문 앞에 붙은 "임시 휴업" 안내문이 을씨년스럽다. 바로 옆 전기차 충전소는 대기 줄이 길다.
이게 지금 일본 수소차 시장의 현실이다. 한때 "미래 모빌리티의 꿈"이라 불렸던 수소차가 인프라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숫자가 말해주는 참혹한 현실
일본 수소차 판매량이 2021년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도요타의 대표 수소차 미라이와 혼다의 클래리티가 모두 타격을 받았다.
더 심각한 건 인프라다. 일본 전체 면적의 90%가 수소충전소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다. 충전소 숫자도 줄고 있다. 운영비 부담에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집 근처에 충전소도 없는데 굳이 수소차를?" 한 도쿄 직장인의 푸념이다.
도요타의 딜레마, 혼다의 후퇴
도요타는 수소차에 수조원을 투자했다.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하며 "수소 사회"를 외쳤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전기차의 1%도 안 된다.
혼다는 더 솔직하다. 일본 내 수소차 생산 계획을 연기하고 목표치를 대폭 줄였다. 대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다.
두 회사 모두 "수소 기술 자체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하지만, 승용차보다는 상용차나 산업용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전기차의 역습, 수소차의 고립
같은 기간 일본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했다. 테슬라부터 중국 BYD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는 적극적이지만, 수소충전소 지원은 소극적이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문제다. 충전소가 없으니 수소차를 안 사고, 수소차 판매량이 적으니 충전소 투자도 줄어든다.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됐다.
흥미로운 건 지역별 격차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그나마 충전소가 있지만, 지방은 사실상 수소차 불모지다. "친환경차 격차"가 지역 불평등과 맞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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