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우버·웨이브, 로보택시 동맹 결성
닛산, 우버, AI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가 로보택시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 삼각 동맹이 현대차·카카오모빌리티 중심의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
택시 기사가 없는 택시. 그 미래가 이번엔 세 회사의 손을 잡고 다가오고 있다.
닛산, 우버, 그리고 영국 기반 AI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가 로보택시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완성차 제조사, 플랫폼 공룡, AI 기술 기업이 한 테이블에 앉은 이 조합은 단순한 기술 협력이 아니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의 새로운 판이 열린 것이다.
세 회사, 왜 손을 잡았나
각자의 계산은 명확하다. 닛산은 전기차 전환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교두보가 필요하다. 최근 혼다와의 합병 논의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독자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다. 우버는 과거 자체 자율주행 부문(ATG)을 2020년오로라(Aurora)에 매각한 뒤, 기술 개발보다 플랫폼 운영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즉,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만들지 않고 '탑승 수요'를 공급하는 역할에 특화된 셈이다. 웨이브는 2017년 설립된 영국 스타트업으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이상을 투자받은 AI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다. 규칙 기반이 아닌 학습 기반 자율주행 모델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웨이모나 크루즈와 차별화를 꾀한다.
세 회사의 역할 분담은 이렇다. 웨이브가 두뇌(AI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닛산이 몸체(차량)를 공급하며, 우버가 승객을 연결한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분업이다.
왜 지금인가 — 자율주행의 '현실 검증' 시기
2024년 말,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잇따른 사고와 규제 당국의 운행 허가 취소로 사실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웨이모는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수익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기술은 있는데 돈이 안 된다는 자율주행 산업의 고질적 딜레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이다.
이 맥락에서 이번 삼각 동맹은 흥미로운 전략적 선택이다. '기술 개발'보다 '상업화'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우버의 기존 수요 네트워크에 차량과 AI를 얹는 방식은, 처음부터 시장을 확보한 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자율주행 업계가 '기술 경쟁'에서 '비즈니스 모델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국 시장에 던지는 질문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을 통해 우버, 리프트와 협력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들과 플랫폼 연동을 준비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닛산·우버·웨이브 동맹과 유사한 구조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모셔널은 2023년 대규모 감원과 함께 사업 축소 기조로 돌아섰고, 한국 내 로보택시 상용화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면 이번 동맹은 우버라는 이미 검증된 수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속도감이 다를 수 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할 지점은 두 가지다. 첫째, 현대차와 기아의 자율주행 전략이 글로벌 경쟁 구도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는가. 둘째, 카카오모빌리티나 티맵모빌리티 같은 플랫폼 기업이 '수요 공급자' 역할로 이 생태계에 편입될 가능성이다. 로보택시가 상용화되면 기존 택시·대리운전 시장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온다. 국내 28만 명 규모의 택시 종사자에게 이 뉴스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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