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구루의 추락, 엡스타인과의 불편한 진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장수 전문가 피터 아티아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4년간 교류했던 사실이 공개되며 웰니스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1,700번.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서 한 남성의 이름이 등장한 횟수다. 그는 베스트셀러 『아웃라이브: 장수의 과학과 예술』의 저자이자 웰니스 인플루언서 피터 아티아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티아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장수법으로 유명한 의사였다. 인기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CBS에서 새로운 기여자로 활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다른 이유로 기억될 것이다.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4년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인물로 말이다.
의사와 범죄자 사이의 불편한 우정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아티아와 엡스타인이 주고받은 이메일들은 단순한 의사-환자 관계를 넘어선다. 엡스타인이 복부의 "이상한 정맥 같은 붉은 패턴"에 대해 묻거나 프로바이오틱스 추천을 요청하는 평범한 내용도 있지만, 문제는 다른 대화들이다.
2015년 6월, 암과 장수에 대한 논의에서 엡스타인은 "여성들이 왜 생식 가능한 나이를 넘어서까지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티아는 이런 발언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6년 엡스타인에게 장수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더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이 있나요? (물론 여성들을 위해서만)"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17년 아티아가 신생아인 아들의 의료 응급상황 중에도 뉴욕에서 엡스타인과 시간을 보내며 집으로 돌아오라는 아내의 간청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2016년 아티아는 엡스타인의 비서에게 "JE(제프리 엡스타인)를 보지 못하면 금단증상이 온다"고 적기도 했다.
과학자들을 유혹한 엡스타인의 전략
아티아는 엡스타인과 연결된 수많은 연구자 중 하나다. 엡스타인은 하버드대 교수 마틴 노박의 연구센터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고, 이론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에게는 25만 달러를 지원했다. 엡스타인은 또한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 인사들과의 만남을 미끼로 사용했다.
2015년 8월 엡스타인은 아티아에게 "오늘 밤 머스크, 틸, 저커버그와 저녁을 먹는다"고 자랑했다. 아티아 역시 엡스타인의 부와 인맥에 매료되었다고 인정한다. 그는 최근 X에 올린 해명글에서 "엡스타인의 부와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 대한 접근에 매혹되었다"고 고백했다.
웰니스 업계의 신뢰성 위기
아티아의 사례는 웰니스 업계가 직면한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다. 웰니스 인플루언서들은 단순한 건강 정보를 넘어 '지혜'를 판다. 그들은 "내 조언을 따르면 더 길고 건강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아동 성범죄자와 수년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은, 최소한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었다. 고명한 심장내과의 에릭 토폴은 아티아를 "허풍쟁이"라고 혹평했다.
아티아는 2008년 엡스타인이 아동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10년까지 여러 성추행 소송에서 합의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관계를 지속했다. 그는 2018년 11월마이애미 헤럴드 기사를 통해 엡스타인 범죄의 전모를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충분한 경고 신호가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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