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플러시 도어 핸들을 금지한 진짜 이유
중국이 2025년부터 플러시 도어 핸들을 금지하기로 결정. 테슬라 모델S부터 시작된 디자인 트렌드가 안전성 논란으로 막을 내리나?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디자인이 있다면, 당신은 여전히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국이 내년부터 플러시 도어 핸들(차체에 매끄럽게 매입된 도어 핸들)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여 년간 전기차 시대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로 각광받았던 이 기술이 안전성 논란으로 퇴출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아름다움과 효율성의 완벽한 조합이었는데
플러시 도어 핸들은 테슬라 모델S가 2012년 처음 도입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차체 표면에 매끄럽게 매입되어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필요할 때만 튀어나오는 구조다.
디자이너들이 이 기술에 열광한 이유는 명확했다. 차량 측면의 시각적 노이즈를 제거해 더욱 깔끔하고 미래적인 외관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기역학 전문가들 역시 환영했다. 돌출된 핸들이 없으니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됐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장점은 더욱 부각됐다.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차에서는 1%라도 더 효율적인 설계가 주행거리 연장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재규어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앞다퉈 플러시 도어 핸들을 채택했다.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는 달랐다
문제는 비상상황에서 드러났다. 테슬라의 플러시 도어 핸들은 12V 전원에 의존해 작동한다. 사고로 전원이 끊어지면 외부에서는 문을 열 수 없는 구조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차량에 접근해도 문을 열지 못해 승객을 구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실제로 이런 설계 결함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최소 15건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작년부터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중국은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중반부터 격납식 도어 핸들의 안전성을 검토해왔고, 결국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전면 금지 조치다.
현대차에게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이번 중국의 결정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에게는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한편으로는 기회다. 두 회사 모두 아직 플러시 도어 핸들을 대대적으로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계 변경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이미 이 기술에 크게 투자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을 위해 별도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설계를 수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위기 요소도 있다. 플러시 도어 핸들은 프리미엄 전기차의 상징적 디자인 요소였는데, 이것이 금지되면서 전기차 디자인의 차별화 포인트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프리미엄감을 표현할지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
안전과 디자인, 그 영원한 딜레마
이번 사건은 자동차 디자인사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준다. 1960-70년대 유행했던 팝업 헤드라이트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접혀 있을 때는 매끄러운 외관을 만들어주지만, 고장 시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결국 사라졌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혁신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소비자들은 더 아름답고 효율적인 차를 원하지만, 동시에 절대적인 안전성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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