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에 지쳤다면, 이 상금을 보라
XPrize 창립자 피터 디아만디스가 35억 원 규모의 '미래비전 XPrize'를 출범했다. 낙관적 SF 콘텐츠가 왜 지금 필요한지, 그리고 한국 창작자에게 어떤 기회가 열리는지 살펴본다.
터미네이터, 블랙미러, 엑스 마키나. 당신이 최근 본 SF 작품들을 떠올려보라. 기술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는가?
"왜 그 미래에서 살고 싶겠어요?"
XPrize 창립자이자 기술 투자자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이 질문 하나로 350만 달러(약 48억 원) 규모의 새 공모전을 시작했다. '미래비전 XPrize(Future Vision XPrize)'다. 목표는 단순하다. 기술이 인류와 협력하는, 살고 싶은 미래를 스크린에 그려내는 창작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디아만디스가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어린 시절 스타트렉을 보면서였다. 그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타트렉은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줬어요. 인간과 기술이 협력하는 미래. 나는 그 이후 내가 이룬 모든 것을 진심으로 스타트렉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미래를 만들고 싶다는 동기를 심어줬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스크린에는 그런 미래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킬러 로봇, 디스토피아적 AI, 기술이 촉발한 붕괴. 그는 그 반대편의 이야기를 원한다.
공모전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참가 신청은 2025년 3월 9일 열렸고 8월 15일에 마감된다. 참가자는 3분짜리 트레일러를 제출한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소수의 팀이 10분 단편영화 제작 자금을 받고, 최종 수상작은 250만 달러(약 34억 원)의 장편 제작 지원금과 10만 달러의 현금 상금을 받는다. 수상작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Republic Film을 통해 추가로 500만~1000만 달러를 모집할 기회도 얻는다.
후원진도 화려하다. 스타트렉 창시자 진 로든베리의 아들 로드 로든베리,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 ARK 인베스트 CEO 캐시 우드, 그리고 구글. 여기에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벤 호로위츠, 리플 공동창업자 제드 맥케일럽, 배우이자 프로듀서인 세스 그린도 이름을 올렸다. 디아만디스의 CEO 멘토링 커뮤니티 '어번던스' 소속 기업인 15명이 상금의 절반 가까이를 출연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조건이 있다. AI 도구 활용은 권장하지만, 완전히 AI가 만든 작품은 수상하기 어렵다고 디아만디스는 못박았다. "인간 없는 AI 생성 스크립트와 영화는 원하지 않아요. 인간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왜 지금인가
디아만디스의 문제의식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다. 그는 AI와 장수 연구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는 사람이다. 그는 토니 로빈스와 함께 장수 헬스테크 기업 파운틴 라이프를 공동 창업했고, AI가 인체 40조 개 세포의 작동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그가 보기에 현재의 역설은 이렇다. AI 덕분에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다. 구글, OpenAI, Anthropic의 AI 모델들이 사실상 무료로 열려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 "내 아이에게 일자리가 있을까? 나는 어떻고?" 그는 이 간극을 콘텐츠로 메우려 한다.
공모전 운영에는 구글과 제작사 레인지 미디어 파트너스의 협업 프로젝트인 '100 ZEROS 이니셔티브'가 참여한다. 구글의 영상 생성 모델 Veo와 영상 제작 도구 Flow 등을 활용해 창작자를 지원하는 구조다. 제출된 트레일러는 유튜브에 공개돼 누구나 보고 댓글을 달 수 있다.
한국 창작자에게 열린 창
이 공모전이 한국과 무관한 이야기일까. 그렇지 않다. 한국은 이미 오징어 게임으로 디스토피아 서사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증명한 나라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그 성공 방정식이 '디스토피아가 팔린다'는 공식을 강화하기도 했다.
반면 기술 낙관주의 서사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드물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이 AI 투자를 가속하는 시점에, '기술이 좋게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글로벌 무대에서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한국 작품은 많지 않다. 이 공모전은 그 빈자리를 노릴 수 있는 기회다.
AI 도구 활용이 권장되는 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 스튜디오가 아닌 소규모 창작팀, 혹은 개인 창작자도 도전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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