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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대화를 훔치는 귀걸이, 막을 수 있을까
CultureAI 분석

당신의 대화를 훔치는 귀걸이,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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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웨어러블 기기가 주변 대화를 조용히 기록하는 시대가 온다. 재밍 기술과 AI 음성 복원의 끝없는 창과 방패 싸움, 그 승자는 누구인가.

마피아 조직원이 보스를 만나러 갈 때 해야 했던 일을 생각해보자. 휴대폰 반납, 귀금속 제거, 욕실 탈의 검사, 그리고 목욕 가운 착용. 2003년 뉴욕 제노베세 패밀리의 실화다. 그런데 이제, 평범한 회사원이 동료와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비슷한 고민을 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귀걸이가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

Apple은 현재 AI 핀 또는 펜던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의 '눈과 귀' 역할을 상시 수행하는 장치다. 이미 시장에는 조용한 메모 도우미, 개인 비서, 심지어 심리 상담 보조 도구로 활용되는 AI 녹음 웨어러블들이 등장하고 있다. 라펠 핀, 목걸이, 안경 형태로 착용하는 이 기기들은 주변 소리를 수집하고 AI로 분석한다.

이에 대응해 2026년 3월, 스타트업 Deveillance는 'Spectre I'를 발표했다. 하키 퍽 크기의 이 장치는 주변의 AI 마이크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녹음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재머(jammer)'다. 창업자 Aida Baradari는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로, AI 녹음 기기의 급증에 불안을 느끼고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재밍은 간단하지 않다. 초기 재머들은 귀를 찌르는 백색 소음을 뿜어냈고, 이후 초음파 방식으로 진화했다. 2020년 시카고대학 Yuxin Chen 팀은 팔찌 하나에 초음파 트랜스듀서 23개를 장착해 전방향 재밍을 구현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AI 웨어러블들은 이제 소음 제거 알고리즘을 내장하고 있어, 재밍 신호 자체를 걸러내버린다.

창과 방패, 그리고 더 날카로운 창

오하이오 주립대 컴퓨터과학자 DeLiang Wang은 수십 년간 신경망에 수백 시간의 인간 음성을 학습시켜왔다. 보청기 개선이 목적이었지만, 그 결과물은 소음 속에서 특정 목소리만 골라내는 강력한 알고리즘이다. 이 기술은 이제 재밍 신호 속에서도 원래 음성을 복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Microsoft2020년부터 매년 '딥 노이즈 서프레션 챌린지'를 개최하며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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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도 진화하고 있다. 2023년 난징대 Ming Gao 팀이 개발한 'MicFrozen'은 단순 소음이 아닌, 화자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그에 맞춤화된 '안티-스피치' 초음파를 내보낸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소음을 지우는 원리와 같다. Spectre I 역시 유사한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UC데이비스 역사학자 Finn Brunton은 또 다른 접근을 제시한다. '교란(obfuscation)' 전략이다. 베를린 예술가 Adam Harvey는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무력화하는 메이크업과 의상을 개발했고, 브라우저 플러그인 'TrackMeNot'은 실제 구글 검색 기록을 무작위 가짜 검색어들 속에 숨긴다. 음성 영역에서는 '배블 테이프(babble tape)'가 유사한 역할을 했다. 40개 트랙의 다양한 억양 목소리를 동시에 재생해 실제 대화를 숨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보스턴대 법학 교수 Woodrow Hartzog의 말은 냉정하다. "고양이와 쥐의 게임에서 보통 누가 지는지는 우리 모두 안다. 그리고 이 경우 고양이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업들이다."

감시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기술의 끝은 어디일까.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두 우주인은 HAL 9000의 감청을 피하려 방음 포드 안으로 들어갔지만, HAL은 유리창 너머로 그들의 입술을 읽었다. 이론적으로 충분한 대화 영상으로 학습된 AI 웨어러블은 독순술(lip reading)도 가능하다. 심지어 두 사람 사이 탁자 위 물컵의 진동으로 대화를 복원하는 기술도 연구 수준에서 존재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기술이 아닌 사회에 있다. FBI는 2018년부터 3년간 암호화 메신저 회사 Anom을 비밀리에 운영하며 마피아, 오토바이 갱단 등 범죄 조직원 12,000명에게 기기를 판매했다. 그들은 보안 기기를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며 마약 거래와 자금 세탁을 논의했고, 모든 메시지는 FBI로 흘러갔다. 감시를 피하려는 노력 자체가 감시의 덫이 된 것이다.

AI 웨어러블 시대에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이 딜레마 안에 있다. 녹음되지 않으려는 시도가 오히려 더 정교한 감시 기술 개발을 자극하고, 그 기술은 다시 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한다. 삼성의 갤럭시 AI, 네이버의 클로바 등 국내 기업들도 이미 음성 AI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머지않아 한국 사회에서도 구체적인 법적·윤리적 논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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