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드디어 전기차에 진심이 된 이유
세계 1위 완성차 업체 토요타가 전기차 전략을 180도 바꿨다. 주행거리 25% 늘리고 테슬라 충전 규격까지 채택한 진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회사가 전기차에 가장 소극적이었다는 아이러니. 토요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터리가 부족한데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를 더 많이 만드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첫 전기차 bZ4x는 출시 직후 바퀴가 빠지는 리콜 사태를 겪으며 혹독한 시장 평가를 받았다.
그런 토요타가 변했다. 2024년형 bZ는 이전 모델 대비 주행거리를 25% 늘렸고, 북미에서는 테슬라 충전 규격까지 채택했다. 무엇이 세계 1위 완성차 업체를 움직였을까?
숫자로 보는 토요타의 변신
새로운 bZ의 스펙은 확실히 달라졌다. 74.7kWh 배터리팩으로 EPA 기준 314마일(505km)을 달린다. 구형 모델이 71.4kWh로 겨우 252마일(405km)를 달렸던 것과 비교하면 배터리 용량은 조금만 늘렸는데 주행거리는 크게 늘었다.
비밀은 실리콘 카바이드 파워 일렉트로닉스에 있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 손실이 적어 같은 배터리로도 더 멀리 갈 수 있다. 가격도 $37,900(약 5,400만원)로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에게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토요타의 본격적인 전기차 진출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 복잡한 신호를 보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3년간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3위를 다투며 선전해왔다. 토요타가 뒤늦게 뛰어든다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기회이기도 하다. 토요타가 전기차 시장의 '정당성'을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업체가 움직이면 부품업체, 충전 인프라, 정부 정책까지 전기차 생태계 전체가 가속화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같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고객이 생기는 것이다.
테슬라 충전 규격, 게임 체인저 될까?
bZ가 북미에서 테슬라의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충전 포트를 채택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다. 테슬라는 북미 급속충전소의 60%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 차량이 테슬라 충전소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 불안'이 크게 줄어든다.
폭스바겐, GM, 포드에 이어 토요타까지 NACS를 채택하면서 테슬라의 충전 표준이 사실상의 북미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북미 진출 시 이 변화에 맞춰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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