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빅테크, 10대 정신건강 책임져야 하나
메타, 스냅챗, 틱톡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청소년 중독과 우울증 유발 혐의로 법정에 선다. 저커버그 CEO 증언 예정
13세 딸을 둔 캘리포니아의 한 어머니가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다. "인스타그램이 내 아이를 망쳤다"며 메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다. 그녀만이 아니다. 올해 수백 건의 유사한 소송이 미국 법정에서 심리될 예정이다.
이번 소송들이 특별한 이유는 그동안 빅테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온 섹션 230을 뚫었다는 점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자 발언에 대한 책임에서 면제해주던 이 조항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알고리즘이 만든 '중독의 덫'
소송의 핵심은 플랫폼 설계 자체다. 원고 측은 메타, 스냅, 틱톡, 유튜브 등이 청소년들을 의도적으로 중독시키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했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나쁜 콘텐츠'를 올렸다는 게 아니라, 플랫폼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내부 문서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 소셜미디어 회사의 내부 채팅에서는 "10대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스크롤을 멈출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발견됐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직접 법정에 서는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안전 조치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반박: "우리는 보호하고 있다"
물론 기업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메타는 "청소년 보호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반박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도입했다:
- 18세 미만 계정의 기본 비공개 설정
- AI 기반 연령 확인 시스템
- 청소년 대상 광고 제한
- 사용 시간 알림 기능
하지만 원고 측은 "이런 조치들은 뒤늦은 면피용"이라며 "근본적인 알고리즘 구조는 여전히 중독을 유도한다"고 맞선다.
한국에도 불똥이 튈까
이 소송의 결과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률이 35%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들도 비슷한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움직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디지털 플랫폼의 청소년 보호 가이드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규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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