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서서히 금지'한 나라들의 실험
영국이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영구적으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세대별 금지법을 시행한다. 수십 년간의 '점진적 규제'가 결국 금지로 이어지는 패턴은 소셜미디어와 도박 앱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금지(禁止)라는 단어는 실패의 냄새를 풍긴다. 미국 금주령의 망령—밀주, 마피아, 결국 헌법 수정—이 그 단어에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담배를 두고 세계 여러 나라가 조용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구 금지, 어떻게 작동하는가
영국에서는 수십 년간 소매점이 손님에게 이렇게 말해왔다. "18년 전 오늘 이후에 태어나셨으면 담배를 팔 수 없습니다." 기준선이 매년 한 살씩 앞으로 밀려나는 구조였다. 그런데 내년부터 그 기준선이 멈춘다. 최근 통과된 법에 따라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게는 영구적으로 담배 판매가 금지된다. 2027년 새해 첫날 기준으로 17세 이하인 사람은, 그 법이 살아있는 한, 평생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다.
영국이 처음은 아니다. 몰디브가 2024년 11월 같은 조치를 취했고, 뉴질랜드는 2022년 법을 통과시켰다가 정권 교체 후 시행 전에 폐지했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외곽 브루클라인을 시작으로 매사추세츠 주 내 22개 도시가 세대별 금지령을 채택했다. 주 단위 입법의 전 단계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점진적 규제'가 스스로 파놓은 무덤
미국의 담배 정책을 약물정책 학자 마크 클라이먼은 "마지못한 관용(grudging toleration)"이라 불렀다. 세금을 올리고, 광고를 막고, 경고 문구를 붙이고,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한다. 하지만 담배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1964년 미국 공중위생국장이 흡연과 암의 관계를 공식 경고한 이후 반세기 동안 미국이 걸어온 길이다.
이 정책은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다. 1974년 40% 이상이었던 미국 성인 흡연율은 오늘날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담배는 여전히 매년 약 50만 명의 미국인을 죽인다.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의 거의 일곱 배다. 2035년에도 16만 명 이상의 현재 흡연자가 담배로 사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역설적인 논리가 등장한다. 수십 년간의 낙인찍기와 규제가 흡연 인구를 줄였고, 흡연 인구가 줄자 금지에 반대할 유권자 집단도 줄었다. 2023년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과반수가 모든 담배 제품의 금지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점진적 규제가 완전한 금지의 토대를 스스로 쌓아온 셈이다.
담배에서 소셜미디어로
이 패턴이 담배에서 끝날 이유는 없다. 지난달 미국에서 메타와 유튜브가 한 여성에게 6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원고 측 논리의 핵심은 소셜미디어의 중독성이 '결함 있는 제품 설계'라는 것—수십 년 전 담배 소송에서 쓰였던 바로 그 논리다. 담배 소송 전략을 개척한 공중보건 옹호 연구소는 현재 스포츠 베팅 앱과 예측 시장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중독, 도박 앱의 확산,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이 모든 것이 지금 '마지못한 관용'의 단계에 있다. 규제하되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영국 담배법의 궤적이 보여주는 것은, 그 관용이 충분히 오래 지속되면 결국 금지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영국의 세대별 금지가 실제로 효과를 낼지는 아직 모른다. 2009년 이후 출생자들이 친구나 암시장을 통해 담배를 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암시장은 범죄를 낳는다. 비용이 편익을 초과할 수도 있다. 미국은 영국보다 개인의 자유에 민감하고, 국가 의료보험이 없어 흡연 비용이 납세자에게 직결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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