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를 사탕처럼 파는 나라, 세계가 위험하다
인도의 항생제 무분별 판매가 전 세계 항균제 내성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이 어떻게 인류 공동의 위협이 되는가.
동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항생제를 살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인도에서는 그게 일상이다.
뭄바이의 좁은 골목 약국에서 한 어머니가 아이의 기침약을 산다. 약사는 별다른 질문 없이 항생제를 봉투에 담아 건넨다. 처방전은 없다. 진단도 없다. 가격은 한국 돈으로 몇백 원. 이 장면은 인도 전역에서 매일 수백만 번 반복된다.
이 평범한 거래가, 지금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위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인도는 왜 '항균제 내성의 가속기'가 됐나
인류학자 아사 도론과 사회학자 알렉스 브룸은 인도를 가리켜 "세계 항균제 내성(AMR) 위기의 글로벌 가속기"라고 표현했다.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항균제 내성은 이미 연간 127만 명 이상의 직접 사망을 유발하고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495만 명의 죽음과 연관된다. 이 수치는 에이즈와 말라리아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리고 인도는 이 위기에서 불균형하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 항생제 소비국 중 하나이며, 동시에 세계 최대 제네릭 의약품 생산국이기도 하다. 약은 넘쳐나고, 규제는 느슨하다.
문제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인도에서 항생제는 법적으로 처방이 필요하지만, 현실에서 이 규정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의사를 만나는 것은 반나절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 반면 동네 약국은 걸어서 갈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항생제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의료'다. 이 절박함이 내성을 키운다.
내성균은 국경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인도 내부의 문제가 왜 한국이나 유럽, 미국의 문제인가?
답은 간단하다. 세균은 여권이 없다.
인도에서 생겨난 내성균은 여행자, 무역, 식품 공급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진다. 실제로 뉴델리 메탈로-베타-락타마제(NDM-1)라는 효소를 생성하는 슈퍼박테리아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뒤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 균에 감염되면 현존하는 거의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한국 병원에서도 이미 NDM-1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항균제 내성은 기후변화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문제다. 피해는 전 세계가 나눠 받지만, 원인 제공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 그리고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건 언제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다.
단순히 인도만의 잘못인가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인도가 문제'로 단순화하면 본질을 놓친다.
첫째, 인도의 항생제 남용은 구조적 빈곤과 의료 불평등의 산물이다. 처방전 없이 약을 사는 어머니를 탓하기 전에, 왜 그녀가 의사를 찾아갈 수 없는지를 물어야 한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나라에서 자가 치료는 합리적 선택이다. 비난받아야 할 것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둘째, 서구 국가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축산업에서의 항생제 남용, 제약 회사의 이윤 추구, 새로운 항생제 개발 투자 부족—이 모든 것이 내성 위기를 함께 만들어왔다. 인도는 가장 눈에 띄는 사례일 뿐, 유일한 원인이 아니다.
셋째, 인도 제약 산업은 전 세계 저소득 국가에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을 공급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규제를 강화하면 약값이 오르고, 그 피해는 다시 가난한 나라들이 입는다. 해결책은 단순하지 않다.
한국에서 이 문제를 보는 시각
한국은 OECD 국가 중 항생제 처방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감기에도 항생제를 처방받는 문화, 빠른 치료를 원하는 환자, 처방을 거절하기 어려운 의사—이 구조는 인도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항생제 처방률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유럽 평균보다 높다. 국내 병원에서도 다제내성균 감염 사례는 매년 보고된다. 이 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더 직접적인 연결고리도 있다. 한국은 인도산 원료 의약품을 대량 수입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생산하는 약의 상당수가 인도에서 만들어진 원료를 사용한다. 인도의 항생제 생산 환경과 내성균 확산은 한국의 의약품 공급망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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