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 접촉 아니어도 감염됐다" — 한타바이러스, 우리는 또 틀리고 있나
크루즈선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 사태에서 보건 당국이 '밀접 접촉 필요'라고 강조하지만, 2018년 아르헨티나 연구와 현장 증언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코로나19 초기 실수가 반복되고 있는가.
한 남자가 생일 파티에 갔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자 옆에 앉았다가 감염됐고, 아내에게 옮겼다. 남자는 숨졌다. 아내는 장례식에서 10명을 더 감염시켰다. 그날 같은 파티에 있었던 또 다른 손님은 최초 감염자와 "안녕하세요" 한마디를 나눈 것이 전부였지만, 그도 결국 감염됐다.
단 한 명의 최초 감염자로부터 시작된 연쇄 감염, 총 33명 감염, 11명 사망, 4차례의 전파 물결. 이 데이터는 소설이 아니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을 추적한 연구로,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된 논문에 담긴 기록이다.
그리고 지금, 거의 동일한 바이러스 변종이 크루즈선 위에서 다시 나타났다.
크루즈선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달 네덜란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10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선내에서 첫 번째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감염돼 후송되면서 승객 신분으로 탑승했던 의사가 치료를 이어받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대리 치료 의사는 CNN에 출연해 자신이 고글, 가운, 손 씻기로 스스로를 보호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그가 PRISM 취재에 응한 전문가에게 따로 전한 이야기는 달랐다. 이후 감염된 승객들은 최초 환자와 "밀접 접촉"을 한 적이 없었다. 그들이 공유한 공간은 식당과 강의실뿐이었다.
보건 당국의 반응은 어땠을까. 미국 CDC 국장 직무대행 제이 바타차리아는 "전파에는 밀접 접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이것은 호흡기 질환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CDC의 공식 커뮤니케이션도 줄곧 "장시간 밀접 접촉"을 강조하고 있다.
증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한타바이러스는 원래 설치류 배설물에서 유래한다. 오염된 먼지를 흡입해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변종은 안데스 바이러스(Andes strain)가 유일하다. 그리고 이번 크루즈선 사태를 일으킨 것도, 2018년 아르헨티나 집단감염을 일으킨 것도 바로 이 안데스 바이러스다.
NEJM 논문이 기록한 장면들은 "밀접 접촉" 서사와 잘 맞지 않는다. 몇 미터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감염됐다. 한 파티에서 단 90분 만에 한 명이 다섯 명을 감염시켰다. 신체 접촉도, 장시간 대화도 없었다. 논문의 저자들은 공기 전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노출 과학(exposure science) 연구자들은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란셋 코로나19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전문가는, 크루즈선 내 환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어떤 필터를 사용했는지조차 아직 공식 조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공기 전파 가능성이 있다면 N95 마스크와 강력한 환기·필터링 시스템이 핵심 방어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장 의사는 고글과 가운에 의존했다.
왜 이 실수가 반복되는가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2020년, 우리는 코로나19가 표면 접촉과 큰 비말로 전파된다고 믿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닦고, 바닥에 2미터 간격 스티커를 붙였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환기가 불량한 실내 공간에서 미세 에어로졸로 떠다니고 있었다. CDC가 공기 전파를 공식 인정한 것은 2020년 말이었다.
왜 당국은 확실하지 않은 것을 확실한 것처럼 말하는가. 공중보건 커뮤니케이션에는 오랜 딜레마가 있다. 불확실성을 솔직하게 인정하면 대중이 패닉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그리고 단순하고 명확한 메시지가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밀접 접촉을 피하라"는 메시지는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것이 틀렸다면?
감염자와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이 "나는 밀접 접촉을 하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판단한다면, 그 순간 방역의 고리가 끊어진다. 접촉자 추적도, 자가격리 결정도, 의료진의 개인 보호 장비 선택도 모두 "어떻게 전파되는가"라는 질문의 답에서 시작된다. 그 답이 틀리면 나머지도 무너진다.
다행히 이번 사태가 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 한타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나 홍역, SARS-CoV-2보다 전파력이 낮다. 각국 당국은 조사를 진행하고, 승객들을 격리하고,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시스템은 대체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메시지가 틀렸다면, 다음 번에는 더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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