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밤마다 사라지는 이유를 모른다고 선언한 정부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 과학을 부정하며 보여주는 반지성주의의 극단적 풍자. 과학 부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백악관 대변인이 어제 브리핑에서 "태양이 밤마다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가 인간 건강과 환경을 위협한다는 과학적 발견을 공식적으로 지운 직후 나온 선언이다. 연방정부는 지구를 위험하게 가열시키는 오염 물질을 통제할 법적 권한을 스스로 포기했고,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본적인 천문학적 사실마저 부정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무지 선언'의 실체
국립보건원의 모든 연구진이 긴급 소집됐다. 그들의 새로운 임무는 태양의 야간 행방을 추적하는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설들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양이 거대한 쇠똥구리 등에 실려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마녀들이 매일 밤 태양을 훔쳐가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이민자들이 저녁마다 태양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태양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린란드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자신의 사무실에 태양을 보관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도적 무지의 위험한 확산
이 풍자적 시나리오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극단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변화가 인간 건강과 환경을 위협한다는 과학적 결론을 공식적으로 삭제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다.
47%의 미국인이 기후변화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과학 부정 정책이 얼마나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정부가 과학을 거부하면, 시민들도 따라서 사실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반지성주의의 전염성
"당신은 그냥 모른다고 결정할 수 있다. 알고 있는 것조차도 모른다고 선택할 수 있다." 이 문장은 현재 미국 사회의 위험한 현실을 정확히 포착한다.
과학 부정은 기후변화에서 시작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질병의 원인을 미아즈마(독기)나 악의적인 시선 탓으로 돌리고, 백신을 거부하며,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것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번 과학적 방법론 자체를 거부하면, 모든 종류의 비합리적 믿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책을 태워야 한다"는 표현이다. 역사상 책을 태운 정권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식의 파괴는 항상 권위주의의 전조였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한국은 과학 기술 강국을 자처하지만, 우리 사회도 과학 부정의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음모론이 확산됐고, 일부 종교 집단에서는 과학적 방역 지침을 거부했다.
삼성전자나 LG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의사과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 보조식품 시장이 연간 5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것도 과학적 근거보다는 믿음에 의존하는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교육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시 경쟁은 치열하지만, 정작 과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은 부족하다. 암기 위주의 학습으로는 가짜 정보와 진짜 과학을 구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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