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감염병 수사관이 된다면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AI 챗봇이 살모넬라 집단감염 수사에 투입됐다. 과연 AI는 전염병 추적의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을까?
배심원 후보들의 복통이 시작이었다
13명의 집단감염 사건이 AI 챗봇의 도움으로 해결됐다. 아니, 정확히는 '해결됐다고 보건당국이 주장한다'가 맞다.
지난 8월 미국 일리노이주 브라운 카운티에서 벌어진 일이다. 카운티 보안관이 먼저 이상함을 눈치챘다. 재판 배심원 후보로 소환된 사람들이 "배탈이 났다"며 하나둘 빠지기 시작한 것. 일주일 후 주 보건부는 살모넬라균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고 통보했다.
보건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이번엔 특별한 조수가 함께했다. AI 챗봇이었다.
디지털 셜록 홈즈의 등장
조사 결과는 명확했다. 확진자 7명, 의심환자 6명. 모두 브라운 카운티 박람회를 다녀온 사람들이었다. 5개 카운티에 흩어져 살았지만 공통점은 하나, 그 박람회였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AI가 정말 도움이 됐을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는 묘하게 애매하다. "AI 챗봇을 활용했다"고는 했지만, "얼마나 유용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역학조사 방식으로도 충분히 추적 가능한 사건이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아니면 AI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일 수도 있다.
한국에선 어떨까
국내 상황을 보면 더 복잡하다. 질병관리청은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감시체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AI 챗봇을 직접 역학조사에 투입한 사례는 아직 없다.
삼성SDS나 네이버클라우드 같은 국내 IT 기업들이 공공보건 분야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신중한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미국보다 까다로운 것도 한 이유다.
그렇다면 AI는 정말 감염병 수사에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의 시각은 갈린다.
기대와 우려 사이
찬성론자들은 속도를 강조한다. "AI는 24시간 쉬지 않고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사람이 놓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도 있다."
반대론자들은 신뢰성을 의문시한다. "감염병 추적은 생명과 직결된 일이다. AI의 '추측'에 의존하기엔 위험하다."
실제로 이번 브라운 카운티 사건에서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순히 데이터 정리를 도왔을 수도 있고, 감염 경로 추정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
기자
관련 기사
2026년 미국 졸업식에서 AI를 찬양한 기업인들이 학생들의 야유를 받았다. 취업 절벽 앞에 선 청년들의 분노가 바이럴 영상으로 번지며 AI 낙관론에 균열을 내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시작된 에볼라 발병이 우간다로 확산됐다. 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금, 이번 사태가 다른 이유를 짚어본다.
필리핀 가상 비서들이 AI를 이용해 LinkedIn 임원 계정을 대신 운영하는 산업의 실태. 하루 30~40개 댓글, 가짜 팔로워, '좋아요' 품앗이까지 — 직업적 진정성의 의미를 묻는다.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AI를 언급한 연사들이 학생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청년 세대가 AI에 보내는 불신의 신호를 읽어야 한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