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서 AI를 말하면 야유가 쏟아진다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AI를 언급한 연사들이 학생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청년 세대가 AI에 보내는 불신의 신호를 읽어야 한다.
연단에 선 연사가 "AI는 다음 산업혁명입니다"라고 선언하는 순간, 객석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점점 커지는 소음에 당황한 연사는 옆 사람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죠?"
이건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주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UCF) 졸업식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로켓에 올라타라" — 그런데 학생들은 내리고 싶다
부동산 기업 Tavistock Development Company의 임원 글로리아 코필드(Gloria Caulfield)는 UCF 졸업식 연설에서 "AI의 부상은 다음 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가 학생들의 야유를 받았다. 이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는 우리 삶에 없었다"고 말을 잇자, 이번엔 박수가 터졌다. 아이러니한 반응이었다. 학생들이 박수를 친 건 AI가 등장하기 이전의 세상을 그리워한다는 뜻이었으니까.
같은 주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전 구글 CEO도 애리조나 대학교 졸업식에서 비슷한 상황을 맞았다. 그는 이미 연단에 오르기 전부터 일부 학생 단체의 반발에 시달렸다(전 여자친구의 성폭행 의혹 소송 때문이었으며, 슈미트는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그가 "여러분은 AI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자 야유가 다시 쏟아졌다. 슈미트는 야유를 뚫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군가 로켓에 자리를 주면, 어느 자리인지 묻지 말고 그냥 타세요."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물론 모든 졸업식이 같지는 않았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카네기멜론 졸업식에서 AI가 "컴퓨팅을 재창조했다"고 말했지만 눈에 띄는 야유는 없었다. 청중의 구성이 달랐다. 공대생과 AI 전공자들이 주를 이뤘다.
야유의 배경: 숫자가 말해주는 것
이 장면들을 단순한 세대 갈등이나 반기업 정서로 읽으면 놓치는 게 있다.
갤럽 최신 조사에 따르면, 15~34세 미국 청년 중 "지금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좋은 시기"라고 답한 비율은 43%에 불과하다. 2022년에는 75%였다. 3년 만에 32%포인트 급락이다. AI 때문만은 아니다. 고금리, 취업난, 기후 위기, 정치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AI는 이 불안의 가장 선명한 얼굴이 됐다.
테크 업계 비평가 브라이언 머천트(Brian Merchant)는 이렇게 썼다. "20대 초반에 실업 상태로, 미래에 대한 포부를 가졌는데 LLM에 프롬프트나 입력하는 미래를 제시받는다면, 나도 다음 산업혁명에 크게 야유를 보낼 것이다."
슈미트 본인도 이 두려움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분 세대에는 미래가 이미 쓰여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기계가 오고 있고, 일자리는 증발하고, 기후는 무너지고, 정치는 분열되고, 여러분은 자신이 만들지 않은 혼란을 물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은 정확했다. 그러나 처방으로 제시한 것이 또 AI였다.
"이건 한 명이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UCF 졸업생 알렉산더 로즈 타이슨(Alexander Rose Tyson)은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야유를 시작한 사람이 따로 있었던 게 아니에요. 그냥 집단적으로 '이건 별로다'라는 느낌이 왔어요."
코필드는 AI 언급 전부터 이미 청중을 잃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술·인문학 전공자들로 가득 찬 객석에서 그는 제프 베이조스 같은 기업인을 칭찬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한 학생은 "그 시점부터 이미 '뻔한 연설'이라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AI는 방아쇠를 당겼을 뿐, 화약은 이미 쌓여 있었다.
올해 졸업식에서 AI를 언급하지 않은 연설들도 공통적으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 단어 자체가 어떤 신호다. 밝은 미래를 약속하기 어려운 시대에, 연사들이 할 수 있는 말이 "버텨라"가 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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