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역 대유행, 백신 반대론이 부른 '예방 가능한 재앙
미국에서 30년 만에 최대 홍역 대유행이 발생했다. 백신 접종률 하락과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맞물리며 예방 가능한 질병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875명. 현재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확산 중인 홍역 환자 수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홍역 대유행을 겪고 있다. 올해 4월이면 홍역이 다시 '토착병'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26년 전 홍역 퇴치를 선언했던 미국에서 말이다.
홍역은 백신으로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런데 왜 지금 다시 확산되고 있을까? 더 중요한 건, 과거와 달리 이번엔 정부가 나서서 백신 접종을 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가 남긴 백신 불신의 그림자
홍역 백신 접종률은 몇 년째 꾸준히 하락해왔다. 홍역 확산을 막으려면 최소 92-95%의 접종률이 필요한데, 현재 미국 전역에서 이 기준을 밑도는 지역이 늘고 있다.
아이칸 의과대학의 에릭 겡 저우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동북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은 여전히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지만, 서부 텍사스, 남부 뉴멕시코, 남동부 농촌 지역 등은 보호막이 허술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타였다. 소아과 정기검진이 중단되면서 백신 접종이 지연되거나 누락됐다. 일부 가정은 팬데믹 이후 정상화됐지만,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정이 많다.
더 심각한 건 정치적 분열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공중보건 정책에 대한 정치적 견해차가 커졌고, 공화당 지지자들의 백신 거부감이 민주당 지지자보다 훨씬 높아졌다. 위스콘신대학 조나단 템테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적인 분열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키운 위기
과거 홍역 유행 때와 가장 다른 점은 정부의 태도다. 1970년대 영국에서 백일해 백신 안전성 우려로 접종률이 급락했을 때, 정부가 나서서 캠페인을 벌여 몇 년 만에 접종률을 회복시켰다. 2010년대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홍역 사태 때도 주정부가 학교 의무접종을 강화해 접종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홍역으로 3명이 사망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백신 접종 대신 비타민A 보충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 오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오랫동안 백신 반대론을 펼쳐온 인물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새 부국장 랄프 에이브러햄은 홍역이 미국에서 토착화되는 것을 "사업하는 비용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CDC는 지난달 모든 미국인에게 독감 백신을 맞으라던 기존 권고를 철회했다.
전문가들의 우려: "반복되는 대규모 유행 불가피"
존스홉킨스대학의 루팔리 리메이 교수는 현재 상황을 우려한다. 의료진들이 환자 가족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누구를 믿어야 하나요?"라는 것이다. CDC 웹사이트는 이제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수십 년간의 과학적 합의와 모순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령 접종률이 다시 오른다 해도, 지역별 편차가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미 백신에 우호적인 지역은 더 적극적으로 접종하겠지만, 정작 접종률을 높여야 할 보수적 지역은 여전히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노엘 브루어 교수는 "중요한 접종률 기준점 아래 머물러 있는 지역들이 반복적이고 대규모 유행을 보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부 텍사스와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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