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S 치료법이 인기인 이유, 그리고 숨겨진 위험
내면가족체계(IFS) 치료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자기 연민을 가르치는 혁신적 접근법인가, 아니면 과학적 근거 없는 위험한 유행인가?
당신 안에는 몇 개의 '나'가 살고 있을까? 최근 한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내면가족체계(IFS) 치료법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우리 마음이 하나의 통합된 자아가 아니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여러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왜 지금 IFS인가?
리처드 슈워츠가 1980년대에 개발한 IFS는 가족 체계 치료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족이 여러 구성원으로 이뤄져 동맹을 맺고 갈등하며 서로를 보호하듯,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IFS에 따르면 우리 내면의 '부분들'은 세 가지로 나뉜다. '망명자(Exiles)'는 어린 시절 상처와 수치심을 품고 있는 부분이다. '관리자(Managers)'는 완벽주의 등을 통해 이런 고통스러운 망명자가 표면화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소방관(Firefighters)'은 망명자의 고통이 터져나올 때 술이나 폭식, 감정 차단 등으로 응급 대처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부분 아래에는 '참자아(Self)'가 있다. 트라우마에 손상되지 않은 본질적 자아로, 평온함과 호기심, 연민과 명료함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런 접근법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명확하다. "나쁜 부분은 없다"는 IFS의 핵심 메시지가 자기 비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끌리는가?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CBT)는 합리적 사고를 통해 감정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본다. 자동적 사고를 포착하고, 그것이 사실인지 검토한 뒤, 필요하면 바꾸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논리로 해결할 수는 없다.
늦은 밤 스마트폰을 붙잡고 뉴스를 무한 스크롤하거나, 과음을 했을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이게 좋지 않다는 걸 아는데 왜 했을까? 내가 문제구나.' 하지만 IFS는 다르게 접근한다. '이건 나를 어떤 방식으로든 보호하려는 부분에서 나온 행동이야. 방법이 서툴긴 하지만 의도는 선한 거야.'
이런 관점은 특히 내면의 비판적 목소리가 강한 사람들에게 혁명적으로 느껴진다. 자기 혐오 대신 자기 연민을 배울 수 있는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같은 영화가 '마음속 여러 캐릭터' 개념을 대중화한 것도 IFS 확산에 한몫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음 한편으로는 이걸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걸 원해"라고 말하는 것처럼, 내면의 복합성을 인정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과학적 근거의 공백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IFS의 과학적 근거는 놀랍도록 빈약하다. 정신과적 장애 치료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단 한 건도 진행되지 않았다.
슈워츠가 제시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2013년 그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소규모 연구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IFS 치료 후 관절 통증과 우울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정신 건강 치료법으로서의 효과를 입증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작용 사례들이다. 섭식장애 환자들이 안정화보다는 고통스러운 기억 발굴에 치중한 IFS 치료를 받으면서 오히려 악화된 경우가 보고됐다. 일부 환자들은 치료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학대받았다는 '기억'이 생겼다가, 나중에 이것이 거짓 기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 상황에서의 함의
한국에서도 IFS에 관심을 보이는 치료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나쁜 부분은 없다"는 메시지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현실 검증 능력이 약한 내담자에게 내면의 여러 부분과 대화하도록 격려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심리학자 리사 브라운스톤 등은 "현실 검증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아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도록 격려하는 것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IFS 치료사가 내담자의 회의적 반응을 "회의적인 부분이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문제다. 이런 식으로 모든 저항을 '두려워하는 부분의 반응'으로 치부하면, 치료사의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어도 내담자가 이를 지적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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