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처방전이 되는 시대가 온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자연의 놀라운 치유 효과. 개인 건강을 넘어 사회 결속력까지 회복시키는 자연의 힘과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
마크 버먼은 대학원생 시절, 연애 문제로 고민하던 중 우연히 참나무 한 그루와 대화를 나눴다. 과학자인 그에게도 어색한 일이었지만, 그 거대하고 고독한 나무에서 묘한 기운을 느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의 출발점이 됐다.
2008년 미시간대학교에서 진행된 그의 연구는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주의력과 작업 기억력을 테스트한 후 공원을 산책한 사람들은 재시험에서 평균 20% 가까이 점수가 향상됐다. 도심을 걸은 그룹과 비교해 월등한 결과였다. 심지어 자연 풍경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인지 기능이 개선됐다.
자연은 어떻게 우리를 치유하는가
자연의 치유 효과는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자연을 "최고의 의사"라고 불렀고, 센트럴파크를 설계한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는 녹지 공간이 계층화된 뉴욕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고 봤다. 일본의 신린요쿠(숲목욕), 노르웨이의 프릴루프츠리브(야외 생활) 문화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과학적 검증은 최근 50년 사이에 본격화됐다. 1984년 펜실베이니아 한 병원에서 나무가 보이는 병실 환자들이 벽돌 담장만 보이는 환자들보다 입원 기간이 짧고 진통제 사용량도 적다는 연구가 발표된 후, 자연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증거들이 쏟아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자연의 효과는 놀랍다. 혈압 강하, 당뇨병 위험 감소, 정신건강 개선, ADHD 치료 효과까지. 심지어 도시 블록에 나무 10그루만 추가해도 주민들이 1만 달러 더 부유해지거나 7년 더 젊어진 것과 같은 건강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개인을 넘어 사회를 치유하다
최근 과학자들은 자연의 효과가 개인 건강을 넘어선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연은 우리를 더 이타적으로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한다. 중국 연구진은 자연 노출이 '자기초월감'을 증가시켜 타인과의 유대감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카고대학교 심리학 교수가 된 버먼의 또 다른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자연 보호구역을 걸을 때는 자신보다 환경과 타인을 더 생각했지만, 쇼핑몰에서는 개인적이고 충동적인 욕구에 집중했다.
"환경적 조건을 설계해 사람을 악하게 만들 수 있다면, 선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버먼이 환경신경과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배경이다.
자연과 단절된 현대인들
문제는 우리가 자연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인은 하루 평균 7시간 가까이 인터넷을 본다. 2세 아이의 40%가 태블릿을 갖고 있고, 8세가 되면 4명 중 1명이 휴대폰을 소유한다. 18-29세 중 60% 이상이 거의 항상 온라인 상태다.
미국 언론인 리처드 루브가 명명한 '자연결핍장애'가 현실이 되고 있다. 아이들의 야외 활동 자유가 사라지면서 스크린이 그 시간을 채웠고, 이것이 젊은 세대 정신건강 악화의 시작점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학에서도 자연이 사라지고 있다. 500만 권의 영어 도서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800년부터 2019년 사이 '강', '이끼', '꽃' 같은 자연 관련 단어가 60% 이상 감소했다.
정치적 장벽과 불평등한 접근
자연 접근의 불평등도 심각하다. 미국인 1억 명, 어린이 2800만 명이 집에서 10분 내에 갈 수 있는 공원이나 녹지가 없다. 특히 저소득 유색인종 지역일수록 나무와 녹지가 부족해 자연의 치유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폭염에도 더 취약하다.
정치적 변화도 자연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 관련 프로그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립공원관리청은 2기 출범 이후 정규직 직원의 4분의 1을 잃었고, 도시 나무 심기 사업도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우선순위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자연 혁명을 향한 창의적 해법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영국, 핀란드, 캐나다 등에서는 의사들이 자연 노출을 처방하기 시작했다. 공원에서 20분 보내기나 정원 가꾸기가 권장 용량이다. 캐나다에서는 국립공원 무료 이용권을 처방전으로 받을 수 있다.
재키 오스트펠드가 설립한 아웃도어스 얼라이언스 포 키즈는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의 초등학생들을 자연으로 데려간다. 테하차피 산맥 근처에 살면서도 그 산들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로스앤젤레스는 도심 주민들을 자연 공간으로 데려가는 셔틀 서비스를 검토 중이고, 디트로이트는 도시를 벗어난 적 없는 청소년들에게 캠핑과 하이킹 기회를 제공한다.
버먼은 더 창의적인 상상을 제시한다. "미래 도시의 고층빌딩이 거대한 나무처럼 보이고, 벽면에 식물이 자라며, 실내에 온실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학교에서는 하루 8시간 중 2시간을 자연에서 보내고, 직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1시간의 자연 시간을 권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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