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우유 한 잔이 신생아 목숨을 앗아갔다
뉴멕시코에서 임신 중 생우유를 마신 산모의 신생아가 리스테리아 감염으로 사망. 생우유의 위험성과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잔의 우유가 신생아의 생명을 앗아갔다. 뉴멕시코주 보건당국이 화요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임신 중 생우유(살균하지 않은 우유)를 마신 산모의 신생아가 리스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자연스러운 것이 더 건강하다'는 믿음이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뉴멕시코주 보건부는 "생우유에는 리스테리아를 비롯해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득실거릴 수 있다"며 "특히 임신부, 어린이, 노인,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극도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보이지 않는 살인자, 리스테리아
리스테리아는 토양, 물, 동물의 장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임신부에게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보건당국은 "산모가 가벼운 증상만 보이더라도 태아에게는 유산, 사산, 조산, 또는 신생아 치명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뉴멕시코 사례에서도 산모의 증상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결과는 돌이킬 수 없었다.
문제는 리스테리아가 냉장고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식중독 세균과 달리 저온에서도 생존하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70일이 걸릴 수 있어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도 어렵다.
생우유 열풍의 이면
최근 몇 년간 생우유는 '자연 그대로의 영양'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는 살균 과정에서 유익한 영양소가 파괴된다고 주장하며, 알레르기나 소화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이런 믿음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생우유로 인한 식중독 발생률은 살균우유보다 150배 높다. 살균 과정(보통 72도에서 15초간 가열)은 병원균을 제거하면서도 우유의 영양가는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규제와 현실 사이의 간극
미국에서는 주별로 생우유 판매 규정이 다르다. 일부 주에서는 완전히 금지하는 반면, 다른 주에서는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거나 특정 조건 하에 허용한다. 뉴멕시코주는 생우유 소매 판매를 금지하지만, 농장 직접 구매는 가능하다.
한국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생우유의 상업적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농장에서 '목장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생우유를 제공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자연 우유'라는 명목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부를 위한 식품 안전 가이드
이번 사건은 임신 중 식품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다. 리스테리아는 생우유뿐만 아니라 연성 치즈, 훈제 연어, 가공육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부에게 다음과 같은 식품을 피하도록 권고한다: 생우유 및 생우유로 만든 치즈, 날 것 또는 덜 익힌 육류와 해산물, 가열하지 않은 가공육, 생계란이 들어간 음식.
특히 한국의 임신부들이 자주 찾는 회나 육회, 생굴 등도 리스테리아 감염 위험이 있어 임신 중에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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