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이 폭로한 '권력 클럽'의 민낯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들이 성범죄자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도마에 올랐다. 상무장관 루트닉의 거짓말과 해군장관 펠런의 전용기 탑승 기록이 공개되며 미국 정치권의 특권층 네트워크가 드러났다.
"숨길 것이 전혀 없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어제 상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 말을 믿기 어렵다.
거짓말로 얼룩진 증언
지난 가을 팟캐스트에서 루트닉은 2005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불쾌한' 만남을 털어놨다. 당시 이웃이었던 엡스타인이 집 구경을 시켜주며 악명 높은 마사지 테이블을 보여줬고, 기분이 나빠진 그는 아내와 함께 자리를 떴다고 했다. "다시는 그 역겨운 인간과 같은 방에 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며 "사교적으로든, 사업상으로든, 심지어 자선 활동에서도 만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지속적이고 우호적인 대화가 오갔고, 일부 사업 거래도 있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루트닉은 "그와 시간을 보낸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제 의회 증언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루트닉은 "그 사람과 거의 관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한 뒤, 2012년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했다고 시인했다.
"가족 휴가로 보트를 타고 지나가다 그와 점심을 먹었다"며 "아내와 네 아이들, 보모들이 함께 있었다. 다른 부부와 그들의 아이들도 함께였다. 섬에서 한 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모든 가족과 함께 떠났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덮친 엡스타인 그림자
루트닉만이 아니다. 존 펠런 해군장관도 2006년 엡스타인의 전용기로 런던-뉴욕 구간을 비행한 기록이 발견됐다. 군 경험이 전혀 없는 억만장자 트럼프 후원자였던 펠런은 이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이 지적했듯 루트닉이 성적 비행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그의 거짓말은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미 켄터키주 공화당 의원 토마스 매시를 비롯해 사임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와의 개인적 우정 덕분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조지아주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은 이를 두고 "초부유층의, 초부유층에 의한, 초부유층을 위한 정부"라며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내각이다. 엡스타인 계층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몰랐다'는 변명의 허점
엡스타인과 연결된 인물들의 공통된 변명은 "당시에는 그의 범죄를 몰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루트닉은 엡스타인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4년 후에 그의 섬을 방문했다. 좌파 지식인 노엄 촘스키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엡스타인 의혹이 공개된 후에도 그에게 홍보 조언을 해줬다는 이메일이 발견됐다.
더 아이러니한 건 트럼프 자신의 말이다. 2019년 그는 엡스타인 혐의에 "전혀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하지만 당시 팜비치 경찰서장은 2006년 7월 혐의가 처음 공개됐을 때 트럼프가 "다행히 당신이 그를 막고 있군요. 모든 사람이 그가 이런 짓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2002년 트럼프는 뉴욕 매거진에 "엡스타인은 함께 있으면 재미있는 사람이다. 나만큼이나 아름다운 여성들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중 상당수가 어린 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수 언론의 침묵
와이오밍주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처음에는 '상관없다. 뭐가 그리 큰 문제냐'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큰 문제였고 조사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은퇴를 앞두고 있어 트럼프의 분노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CNN의 애런 블레이크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하고 있지만 보수 언론의 관련 보도는 크게 줄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를 이미 불신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엡스타인 관련 뉴스를 많이 접하지만, 실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관련 기사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 부과를 위헌으로 판결하며, 행정부 권력과 의회 권한 사이의 헌법적 균형을 재확인했다.
ICE 요원의 시민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 진보진영 내 총기 소지권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권위주의 우려와 총기 규제 사이의 모순을 짚어본다.
2026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선수들이 정치적 질문에 직면하며 국가 대표로서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스포츠와 정치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와 외교를 통해 개인적 통제가 가능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시도와 그 법적 문제점을 분석한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