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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개인 금고' 만들기, 대통령이 투자자가 되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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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개인 금고' 만들기, 대통령이 투자자가 되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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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와 외교를 통해 개인적 통제가 가능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시도와 그 법적 문제점을 분석한다.

1조원을 내면 3년간 회원국 지위를 연장해주는 국제기구. 베네수엘라 석유 수익을 "내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선언하는 대통령. 일본에서 550조원 투자 약속을 받고 "우리 돈"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인.

이 모든 일의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다. 그의 2기 행정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하나 있다면, 바로 '개인 금고(slush fund)' 만들기다.

관세를 무기로 한 '투자 협박'

트럼프가 동맹국들과 맺은 최근 거래들을 보면 패턴이 선명하다. 일본과 한국에는 관세 면제 대가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요구했고, 이를 자신이 직접 감독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런 '거래'의 실체다. 일반적인 무역협정과 달리, 이들은 구속력 있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정치적 약속에 가깝다. 트럼프가 "550조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일본 투자도 실제로는 일본 공적금융기관과 투자위원회를 통해 구조화된 지분투자와 대출보증이지, 트럼프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현금 덩어리가 아니다.

집행 수단도 결국 관세 위협의 무한 반복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유럽과 7월에 무역협정을 맺었지만, 그린란드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자 다시 관세 위협을 꺼내들었다.

국부펀드의 꿈, 그리고 좌절

이런 즉흥적 거래의 뿌리는 트럼프의 '국부펀드' 구상에 있다. 2기 초기 그는 정부가 '전략적'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본 흐름을 조정하는 국부펀드 설립을 지시했다. 자신이 거래자이자 개발업자, CEO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식 국부펀드는 의회 입법이 필요했다. 이는 거버넌스 규칙과 법적 제한, 의회 감독을 의미했다. 트럼프에게는 너무 느리고 제약이 많았다. 결국 정식 국부펀드 계획은 폐기됐다.

대신 나온 것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이다. "다른 나라들이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국부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본질적으로'라는 표현이 핵심이다. 실제 펀드는 없고, 관세와 거래를 통해 트럼프가 선택한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려는 시도만 있을 뿐이다.

정부가 기업 지분을 사들이는 이유

니혼제철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 요구, 인텔10% 지분 취득, 국방부의 L3Harris 로켓모터 사업부 지분 투자까지. 현재 행정부는 12개 민간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텔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 지원금을 활용해 정부가 지분을 취득했는데, 이를 임시 응급조치가 아닌 '무기한 전략적 소유'로 포장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해상충이다. 정부가 고객이자 규제기관이면서 동시에 부분 소유주가 되면, 해당 기업의 성공에 정치적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역사적으로 연방정부의 지분 투자가 평시가 아닌 비상시에만 이뤄진 이유다.

법적 경계선에서의 줄타기

가장 노골적인 사례는 엔비디아AMD의 대중국 칩 수출 방식이다. 처음에는 매출의 25%를 직접 가져가겠다고 했지만, 헌법상 수출세 금지 조항에 걸렸다. 그러자 즉석에서 방식을 바꿔 해당 칩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을 허용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익 통제 방식도 마찬가지다. "누구와도 상의할 필요 없다"던 트럼프의 초기 발언 후, 백악관은 급히 행정명령을 내려 '외국정부 예치기금'을 만들었다. 돈은 베네수엘라 소유지만 미국 재무부가 계좌를 관리하고, 국무장관 승인 없이는 인출할 수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런 즉흥적 법적 해석이 계속 새로운 의문을 낳는다는 점이다. 헌법은 의회에 예산 통제권을 부여하고 있고, 연방예산법은 의회 승인 없는 자금 사용을 금지한다. 트럼프의 관세 수익으로 "꿈의 군대" 창설이나 연방소득세 대체 같은 공약들이 진전이 없는 이유다.

위험한 선례 만들기

100억 달러를 기여하겠다고 발표한 '평화위원회'도 같은 맥락이다.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그 돈을 쓸 수 있는가? 외국 정부로부터 기여금을 받을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CNN의 애런 블레이크가 지적했듯이, "비판자들은 이를 트럼프가 통제하는 거대한 개인 금고에 비유하고 있다." 또 다른 날, 또 다른 의문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이 연방정부의 핵심 설계 원칙을 우회한다는 점이다. 의회가 예산을 통제해야 하고, 대통령이 자체 자금조달 메커니즘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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