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무기가 무력화됐다, 이제 무엇을 쓸까?
대법원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위헌 판결하며 외교 무기를 빼앗았다. 관세 대신 제재로 돌아설 트럼프, 더 강경해질까?
관세로 세계를 흔들던 트럼프가 주무기를 잃었다. 2월 20일 미국 대법원이 6대 3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 대부분을 위헌 판결한 것이다.
트럼프에게 관세는 단순한 무역 정책이 아니었다. 외교적 압박의 만능 도구였다. 펜타닐 유입을 막지 않는다며 캐나다·중국·멕시코에, 러시아산 석유를 산다며 인도에, 쿠바에 석유를 공급한다며 여러 국가에 관세를 때렸다. 그린란드 인수에 반대한 유럽 8개국에도 관세를 위협했다.
개인적 감정도 관세로 해결했다. 작년 여름엔 정치적 동지인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기소에 화가 나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평화위원회' 참여를 거부하자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매기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법적 근거가 사라진 관세 외교
문제는 이런 관세들이 대부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바로 이 법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관세를 지정학적 무기로 쓰는 것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에드워드 피시먼 전 국무부·재무부 관리는 평가했다. 그는 현재 외교협회 지정학경제연구센터 소장이다.
트럼프는 즉시 대안을 내놨다. 1974년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10% '글로벌 세금'을 부과하고, 301조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전만큼 자유롭게 관세를 휘두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법적 근거들은 제약이 많다. 122조 관세는 15%가 상한이고 150일 후 의회 승인 없이는 만료된다. 301조는 '불공정 무역관행' 대응이 목적이라 그린란드 양도 거부 같은 사안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긴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재로 돌아가는 트럼프, 더 위험할까?
관세를 잃은 트럼프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경제 제재다. 다행히 대법원은 IEEPA에 근거한 제재 권한까지는 건드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제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달러에 대한 글로벌 신뢰를 훼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관세가 외교 목표도 달성하면서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반대하지만) 제재는 단순히 경제 거래를 막을 뿐이다. 금요일 트럼프는 아쉬워하며 말했다. "IEEPA로는 나라를 '파괴'할 수는 있지만, '1달러'도 벌 수 없다."
관세 외교의 성과는 엇갈렸다. 멕시코는 쿠바 석유 수송을 중단했고, 쿠바 경제는 붕괴 직전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분쟁 중 트럼프의 관세 완화 약속에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 하지만 중국처럼 보복 능력이 있는 국가들은 맞대응했다.
한국에게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한국 입장에서는 복합적이다. 트럼프의 즉흥적 관세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더 전통적인 제재나 심지어 군사적 수단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이제는 좀 더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사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딜레마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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