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법원이 막아도 끝나지 않는 이유
대법원이 트럼프 관세를 위헌 판결했지만, 트럼프는 이미 대안을 준비했다. 한국 기업들이 알아야 할 새로운 관세 게임의 규칙.
오늘 오후 1시 49분, 도널드 트럼프는 Truth Social에 이렇게 썼다. "대법원이 관세 자체를 뒤집은 게 아니다. 단지 IEEPA라는 특정 법률의 사용만 막았을 뿐이다." 몇 시간 전 연방대법원이 그의 글로벌 관세 정책을 6대 3으로 위헌 판결했음에도, 트럼프는 여전히 여유로워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이미 '플랜 B'를 준비해두었기 때문이다.
무너진 관세 제국, 하지만 준비된 대안
대법원은 오늘 트럼프가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사용해온 1977년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실제로는 관세 부과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IEEPA는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승인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이 판결로 트럼프의 핵심 관세 정책들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 2월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부과한 관세, '해방의 날'에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매긴 '상호주의' 관세, 그리고 브라질, 인도, 유럽에 부과하거나 위협한 각종 관세들이 모두 이 법률에 근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1년 전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왔다.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주도한 대안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150일의 마법: 새로운 관세 전략
트럼프의 대안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1974년 무역법 122조다. 이 조항은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케이토연구소와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방법만으로도 대법원이 무효화한 관세 수입의 70%를 복구할 수 있다.
150일이 핵심이다. 이 기간 동안 행정부는 두 번째 단계를 준비한다. 바로 301조를 활용하는 것이다. 301조는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해 사실상 영구적인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하지만, 공식 조사와 보고서 작성, 공개 의견 수렴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요 20개 교역국이 미국 무역의 9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역 고문을 지낸 피터 하렐은 말했다. "150일 안에 이들 대부분에 대한 관세를 재구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변화
이 새로운 관세 체계는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존에는 트럼프가 트위터 한 줄로 25% 관세를 예고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최대 15%로 제한되거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LG 같은 한국 대기업들에게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사전에 준비할 시간이 생겼고, 상한선도 명확해졌다.
하지만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트럼프는 오늘 즉시 10% 글로벌 관세를 122조에 근거해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여러 301조 조사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줄타기의 시작
문제는 트럼프가 이 새로운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할지다. 그는 "공지와 의견수렴" 같은 절차적 요구사항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월요일에 캐나다를 위협하고, 그날 오후 '조사'를 시작해서 화요일에 '보고서'를 발표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식의 운영은 또 다른 법정 다툼을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소송이 해결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그 사이 트럼프는 계속해서 새로운 법적 근거를 찾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개별 국가별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각각을 따로 소송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무역 전문가 스탠 부거는 설명했다.
기업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관세가 계속 뒤바뀌고, 환불되고, 다시 부과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기업들은 투자 결정을 내릴 확실성이 없어지고, 미리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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