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소재 '흑연', 중국산 관세폭탄 맞는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용 흑연에 최대 3,521% 관세 부과 확정. 한국 배터리 업계 원가 상승 불가피. 공급망 재편 가속화.
3,521%. 미국이 중국산 태양전지에 부과하는 관세율이다. 이제 배터리 핵심소재인 흑연도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됐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음극재용 흑연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 부과를 확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원료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다.
중국 의존도 90%, 대안은?
문제는 전 세계 흑연 공급의 90%를 중국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특히 배터리용 고순도 인조흑연은 중국의 독무대나 다름없다. 미국이 관세를 때리겠다고 해도 당장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다.
상무부는 중국 업체들이 공정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흑연을 미국에 덤핑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규모의 경제와 정부 지원을 덤핑으로 보는 건 무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 기업 노보닉스(Novonix)는 이번 관세 부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고성능 인조흑연 생산을 앞두고 있는 이 회사의 주가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계, 비상등 켜졌다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게는 악재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중국산 흑연에 의존해온 이들로서는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미국 내 음극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새로운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품질을 검증하는 데만 최소 2-3년은 걸린다.
국내 음극재 업체들은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대주전자재료 등은 미국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정책이 우리에게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망 전쟁의 새로운 전선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공급망 패권 경쟁의 연장선이다. 바이든 행정부 때 시작된 '친구국 공급망(friend-shoring)' 정책을 트럼프 행정부가 더욱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미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불을 놓은 바 있다. 흑연 수출 제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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