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달러 관세 환급, 대법원이 결정 미루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관세 무효화했지만 환급 여부는 유보. 한국 수출기업들도 촉각
1400억 달러의 숙제, 누가 풀 것인가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1400억 달러(약 200조원)에 달하는 이미 낸 관세, 돌려받을 수 있을까?
지난 금요일 대법원은 6-3 결정으로 트럼프의 관세 부과를 행정부 월권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환급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겠다"며 공을 넘겼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반대 의견에서 "정부가 수입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십억 달러를 어떻게 돌려줄지에 대해 법원은 오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그 과정은 '엉망진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승자와 패자, 명암이 갈린다
환급 대상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트코는 10억 달러 환급을 기대하고 있다. 해외 상품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 거대 유통업체에겐 거액의 횡재가 될 수 있다. 굿이어, 리복, 고프로 같은 유명 브랜드들도 줄을 서 있다.
하지만 작은 기업들의 사정은 다르다. 소상공인 옹호단체 '위 페이 더 태리프스'는 "중소기업은 몇 달, 몇 년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즉시, 완전한, 자동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은 법무팀으로 소송을 걸 수 있지만, 동네 수입업체는 그럴 여력이 없다는 현실이 드러났다.
한국 기업들도 촉각
이번 판결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등 미국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세 부담을 져왔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자회사나 합작사를 통해 관세를 납부했을 가능성이 높다. 환급이 이뤄진다면 이들의 재무 상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98년의 교훈, 속도가 관건
과거 사례를 보면 환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8년 대법원이 레이건 행정부 시절 항만 유지세를 위헌으로 판결했을 때도 환급 절차는 복잡했다. 수출업체들은 지난 5년간 관세를 냈다는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실제 돈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이번엔 금액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1420억 달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1750억 달러로 추산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1998년보다 수십 배 큰 규모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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