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이유
호주를 시작으로 덴마크, 프랑스, 독일 등 10여 개국이 청소년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에 나섰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보호하려는 정책의 명암을 분석한다.
5억 4천만 달러. 호주가 소셜미디어 기업들에게 부과할 수 있는 최대 벌금이다. 지난해 12월, 호주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리고 불과 2개월 만에, 10여 개국이 비슷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보호주의' 정책이 아니다. 이 움직임 뒤에는 디지털 세대를 둘러싼 근본적 질문이 있다.
호주발 '디지털 철의 장막'
호주의 금지 대상은 구체적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X, 유튜브, 레딧, 트위치까지. 하지만 왓츠앱과 유튜브 키즈는 예외다. 이 구분 기준은 무엇일까?
핵심은 '알고리즘 기반 피드'다.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메신저나 교육 콘텐츠와 달리, 무한 스크롤과 추천 알고리즘으로 중독성을 유발하는 플랫폼들이 타깃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단순히 나이 입력'으로는 안 되고, 다중 인증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얼굴 인식, 신용카드 확인, 정부 신분증 연동까지 검토되고 있다.
유럽의 도미노 효과
덴마크는 15세 미만 금지로 한 살 더 낮췄다. 프랑스 의회도 같은 연령 기준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독일, 그리스, 스페인까지 줄줄이 합류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각국의 미묘한 차이다. 슬로베니아는 '콘텐츠 공유 플랫폼'에만 초점을 맞췄고, 영국은 '강박적 사용을 유도하는 기능' 제거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같은 아시아 국가도 동참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데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이유는 뭘까?
한국은 어떻게 될까
국내에선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청소년 대상 서비스들은 이미 긴장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 규제가 강화되면, 상대적으로 국내 서비스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부모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사교육비 절약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디지털 소외'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입시 정보 공유나 또래 소통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기술업계의 반격
메타와 틱톡 등은 '효과 없는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VPN을 사용하거나 나이를 속여 가입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호주에서도 기술적 우회 방법들이 이미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같은 인권단체들은 '과도한 감시'와 '표현의 자유 침해'를 지적한다.
하지만 정부들의 의지는 확고하다. 스페인은 아예 소셜미디어 임원들을 혐오 발언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법안까지 검토 중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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