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27조원 투자 선언, 브로드컴 주가 6% 급등
구글이 올해 AI 인프라에 최대 1850억 달러(27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맞춤형 칩 파트너 브로드컴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도 동반 상승.
구글의 한 마디가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었다. "올해 AI 인프라에 최대 1850억 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브로드컴 주가가 장외거래에서 6% 급등했다. 작년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투자 규모다.
숨은 승자는 브로드컴
구글의 AI 투자 발표 직후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은 엔비디아가 아닌 브로드컴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글의 최첨단 AI 모델 제미나이 3은 엔비디아 칩이 아닌 자체 개발한 TPU(텐서 처리 장치)에서 훈련됐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TPU 제작 파트너다. 지난해 12월에는 구글의 TPU 아이언우드 랙 시스템을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판매하기도 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체스는 "1850억 달러라는 숫자가 구글 관련 기업들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맞춤형 칩의 시대
구글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모두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표준 칩보다 특정 AI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ASIC)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런 맞춤형 칩은 가장 크고 정교한 기업들, 즉 '하이퍼스케일러'들만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다.
브로드컴은 현재 5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XPU'라고 부른다. 구글과 앤스로픽 외에는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포함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웃었다
흥미롭게도 엔비디아 주가도 2% 상승했다. 구글이 자체 TPU와 함께 엔비디아 칩도 병행 사용하기 때문이다. 라이체스는 "구글이 사랑을 나눠줄 것"이라며 "자체 TPU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에게도 좋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AI 인프라 시장이 단순한 제로섬 게임이 아님을 보여준다. 27조원이라는 거대한 파이 앞에서는 여러 업체가 동시에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구글의 대규모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대용량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춤형 AI 칩 시장에서는 여전히 브로드컴 같은 해외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상당한 기술력과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자
관련 기사
AI 데이터센터의 HBM 쏠림이 범용 메모리를 굶기면서 노트북·스마트폰·게임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애플·MS·HP에서 이미 관측된 전이, 그리고 '내 기기값' 경제학.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법안이 기업의 기존 계약을 정부 명령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직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군사력이 데이터센터에 달린 시대, AI 경쟁에서 뒤처진 국가들이 양자컴퓨팅·광컴퓨팅 등 실험적 기술로 판도를 뒤집으려 한다. 한국 방산·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함의를 짚는다.
에이전트형 AI의 확산이 데이터센터 설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전력 소비, 냉각 방식, 반도체 수요까지—인프라 투자의 판이 달라지는 이유를 분석한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