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서 100년 만에 돌아온 늑대들이 목축업자들과 충돌하며 첫 사살 허가가 내려졌다. 성공적인 멸종위기종 복원의 딜레마를 살펴본다.
50마리. 폴 로엔이 작년 한 해 늑대에게 잃은 소의 수다. 캘리포니아 시에라 밸리에서 목축업을 하는 그는 매일 밤 픽업트럭을 몰고 나가 늑대들을 쫓아내려 했지만, 새벽이 되면 또 다른 송아지의 시체를 발견해야 했다.
"한 늑대가 암소를 붙잡고 돌리는 동안, 다른 늑대가 송아지를 잡았습니다. 30초 만에 세 조각으로 찢어버렸어요." 로엔의 증언이다.
100년 만의 귀환, 예상치 못한 충돌
회색늑대는 약 100년 전 캘리포니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2011년 캐나다 국경을 넘어 자연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고, 현재 미국 전역에 수천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한때 수백 마리만 남았던 종이 가장 성공적으로 복원된 사례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문제는 늑대들이 돌아온 환경이 100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사슴과 엘크 같은 자연 먹이는 줄어들었고, 도시와 목장이 늘어났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늑대들이 먹을 수 있는 건 소밖에 없다"고 로엔은 말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작년 10월 첫 늑대 사살 허가를 내렸다. 헬리콥터에서 성체 3마리를 마취총으로 쏜 뒤 안락사시키고, 6개월 된 새끼 1마리도 사살했다. 2011년 늑대가 돌아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제로섬 게임이 된 공존
몬태나주는 2009년부터 연간 늑대 사냥을 허용해왔다. 처음 75마리였던 사냥 할당량은 현재 400마리를 넘는다. 하지만 가축 피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늑대 개체수도 1,100마리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균형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몬태나 어류야생동물공원부의 쿠엔틴 쿠잘라는 말한다. 하지만 이 '균형'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갈린다.
공화당 의원 폴 필더는 늑대를 "네 발 달린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며 최소한의 개체수만 유지하자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종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서는 더 많은 개체수가 필요하다고 본다.
감정과 과학 사이의 딜레마
흥미롭게도 늑대 사살이 실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늑대 한 마리를 죽여도 평균 소 한 마리의 10% 미만만 구할 수 있다. 오히려 늑대 무리의 사회 구조가 파괴되면서 남은 개체들이 더 가축을 공격할 수도 있다.
또한 늑대가 야생 사슴과 엘크 개체수에 미치는 영향은 질병, 환경 변화, 서식지 파괴 등에 비해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목축업자들의 현실적 고통은 분명하다. 늑대 한 마리가 목축업자에게 입히는 손실은 최대 16만 2천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오리건의 킴벌리 컨스는 2009년 이후 수백 마리의 양과 소를 잃었고, 살아남은 동물들도 스트레스로 체중이 줄고 번식률이 떨어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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