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 권력층을 뒤흔든 '불가능한 연대
진보와 보수 의원들이 손잡고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행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이 캠페인이 미국 정치에 던진 질문들.
300만 건의 문서가 공개되자 백악관은 "분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친구들이 다칠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했던 엡스타인 파일 공개가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일을 해낸 주역들을 보면 더욱 놀랍다. 실리콘밸리의 진보 의원과 켄터키의 보수 의원이 손을 잡았다.
우연히 시작된 질문, 거대한 파장
지난해 4월, 법무부 만찬에서 켄터키 공화당 의원 토머스 매시는 당시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물었다. "엡스타인 파일 1단계는 공개했는데, 2단계는 언제 나오나요?" 본디의 대답은 단호했다. 남은 건 "아동 포르노" 뿐이라며 더 공개할 게 없다고 했다.
하지만 매시는 의심했다. "뭔가 더 나와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시기, 캘리포니아 민주당 의원 로 칸나의 사무실에서는 젊은 직원 사라 드로리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은 어떨까요?"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선배들은 당황하거나 무시하는 눈빛을 보냈다. 한 명은 엡스타인을 "소셜미디어 이슈"라고 일축했다.
그런데 3일 후, 칸나가 관련 수정안을 내자 공화당 의원 한 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매시가 칸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둘은 밤늦게 논의했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설득할 수 있을까?"
트럼프의 "360도 압박 캠페인"
법안이 본격 추진되자 백악관의 반격이 시작됐다. 매시는 이를 "360도 압박 캠페인"이라고 불렀다. 그의 핵심 참모들에게 갑자기 연봉을 두 배로 올려주는 좋은 일자리 제안들이 들어왔다. 매시가 한 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나를 무력화시키려고 당신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 건 아닐까요?" 그 청년은 부끄러워하며 대답했다. "어머니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공화당 여성 의원들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낸시 메이스, 로렌 보버트 등이 주요 타겟이었다. 보버트는 11월 백악관 상황실로 소환되어 본디, FBI 국장 캐시 파텔 등과 만나야 했다. 상황실이라는 비정상적 장소 선택은 백악관이 파일 내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줬다.
예상치 못한 연대의 힘
9월 초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두 개의 기자회견은 상징적이었다. 하나는 매시와 칸나가 주도한 의원 행사, 다른 하나는 엡스타인 생존자들과 인신매매 반대 단체가 조직한 집회였다. 수천 명이 모였다. 놀랍게도 휠체어를 탄 고령자들이 많았다. 한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가 젊었을 땐 그런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요."
11월 18일 하원 표결에서 단 1명만이 반대했다. 상원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트럼프는 결국 법안에 서명했고, 법무부는 300만 건 이상의 문서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공개된 진실, 남은 의문들
파일 공개는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에서는 앤드루 왕자와 전 미국 대사 피터 맨델슨이 체포됐고, 노르웨이에서는 전 총리가 "중대한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수십 명의 저명인사들이 직책에서 물러났다.
트럼프의 이름은 파일 전체에 걸쳐 수만 번 등장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아무도 뭐가 나올지 몰랐다"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증언했다. 최소 6명의 현 내각 구성원이나 고위 관리들이 엡스타인과 접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9명의 관계자들은 트럼프와 관련된 많은 문서들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법무부는 수요일 "추가 자료 공개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일부 문서들은 공개 후 삭제되기도 했다.
빌 클린턴의 증언, 민주당의 딜레마
민주당도 곤경에 처했다.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은 이번 주 하원 감시위원회에 영상 증언을 제공했다. 빌 클린턴은 2000년대 초 엡스타인의 비행기를 여러 번 탔다고 인정했고, 맥스웰은 법무부에 "클린턴 대통령은 내 친구였다"고 말했다.
어제 힐러리 클린턴은 6시간 동안 선서 증언을 했다. 그녀는 엡스타인과 맥스웰의 범죄 활동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엡스타인을 만난 기억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젊은 민주당 의원들은 당 지도부와 달리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칸나는 힌두교 경전의 비유를 들며 말했다. "정의를 위해 가족을 죽여야 하는 왕자의 선택과 같다. 모든 엡스타인 파일이 공개되어야 하고, 그 파일이 빌 클린턴을 연루시킨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희생된 목소리, 계속되는 침묵
이 모든 노력에는 큰 손실이 있었다. 엡스타인의 가장 용감한 고발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로버츠 지우프리가 지난 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가족은 엡스타인, 맥스웰 등에 의한 학대와 공개적 옹호 활동으로 인한 괴롭힘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본디가 이달 초 의회에서 증언할 때, 방청석에는 엡스타인 범죄의 증인들이 앉아 있었다. 일부는 십대 때 처음 학대당한 자신들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한 의원이 FBI에 증언을 제공하겠다고 연락한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달라고 했을 때 모든 손이 올라갔다. 그런데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한 사람들에게도 손을 들어달라고 하자, 다시 모든 손이 올라갔다.
"본디 장관, 더 많은 증인들과 대화해야 할 것 같군요." 하지만 법무장관은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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