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선거 개입 시나리오, 현실이 되고 있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개입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FBI의 투표 기록 압수부터 ICE를 통한 유권자 억압까지, 미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를 분석한다.
3000명의 ICE 요원이 미네소타 트윈시티를 점령했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팸 본디 법무장관은 주지사에게 기묘한 거래를 제안했다. "혼란을 끝내고 싶다면 유권자 명단을 넘겨라."
이는 단순한 이민 단속이 아니다. 2026년 중간선거를 8개월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권력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조지아에서 시작된 위험한 전례
지난달 말, FBI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의 정부 시설을 급습해 2020년 선거 기록을 압수했다. 투표용지, 유권자 명단, 스캐너 이미지까지 모두 가져갔다. 표면적으로는 '부정선거 수사'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풀턴 카운티의 2020년 선거 결과는 이미 수차례 재검표와 감사를 거쳤고, 법정에서도 여러 번 확인됐다. 부정선거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연방 판사는 수색영장을 발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이 이 급습에 직접 참석했다는 사실이다. 선거법 집행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미국의 최고 스파이가 왜 현장에 나타났을까?
'국가안보' 카드로 포장하는 쿠데타
답은 개버드가 맡은 새로운 임무에 있다. 그는 현재 2020년 선거에 대한 외국 개입 증거를 찾는 정부 차원의 수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가 푸에르토리코의 투표 기계를 해킹했다는 근거 없는 의혹을 조사했다.
이는 트럼프가 오래전부터 품어온 계획과 정확히 일치한다. 2020년 12월, 변호사 시드니 파월은 트럼프에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위군을 동원해 경합주의 투표 기계를 압수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트럼프는 이를 실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보수 변호사 클레타 미첼은 작년 9월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선거에 대한 권한이 제한적이다. 단, 미국의 국가 주권에 위협이 있을 때는 예외다. 트럼프는 연방선거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권한을 행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ICE를 이용한 유권자 억압
트럼프의 선거 개입 시나리오는 투표 기계 압수에 그치지 않는다. 본디 장관이 미네소타에 보낸 편지는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한다. ICE를 유권자 억압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 선거일에 ICE 작전을 벌이면, 교통 체증과 혼란으로 투표율이 떨어진다. 특히 미등록 이민자 가족이 있는 유권자들은 집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로욜라 로스쿨의 저스틴 레빗 교授는 "ICE 준군사조직이 선거 참여를 억제하는 데 오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시도들이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본다. 여러 제도적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사법부의 저항이다. 위스콘신 로스쿨의 데렉 클링거는 "5년 전 선거 기록 압수와 진행 중인 선거 개입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어떤 판사도 그 차이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의 저항도 예상된다. 헌법 어디에도 외국 공격 시 대통령이 선거 관리 권한을 갖는다는 조항은 없다. 불법적인 군사 명령은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트럼프의 발언만으로도 일부 공화당원들이 반발했다. 미네소타에서 시위대 사망 사건이 양당의 비판을 받자, 트럼프는 국경순찰대 지휘관을 해임하고 ICE 요원 700명을 철수시켰다. 트럼프 자신도 NBC 인터뷰에서 "나쁜 언론 보도 때문에 말하기도 싫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억압
ICE를 통한 유권자 억압 시도도 역효과를 낳고 있다. 1월 27일 미네소타 하원 64A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91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2024년에는 66.6포인트 차였는데 오히려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레빗 교授는 "트럼프는 ICE를 만능의 힘으로 포장하고 싶어하지만, 미니애폴리스가 증명하듯 그렇지 않다"며 "미국은 넓은 나라이고, 공포로 통제하기에는 ICE 인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기자
관련 기사
105년 역사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가짜뉴스'라 불러온 언론과 한 테이블에 앉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트럼프 법무부의 '무기화 워킹그룹' 첫 보고서가 공개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 반대 시위대 기소가 정치적 탄압이었다는 주장이지만, 보고서 속 사실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의 종교적 신념과 군사 언어가 충돌하고 있다. 그가 속한 CREC 교단과 기독교 재건주의가 미국 외교·군사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레바논 의회가 2026년 5월 선거를 2년 연기했다. 전쟁이 이유지만, 이 나라에서 선거 연기는 13년째 반복되는 패턴이다. 위기가 민주주의를 멈추는가, 아니면 권력이 위기를 활용하는가.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