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란 전쟁, 역대 대통령들의 '이란 덫'에 빠지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과거 5명의 대통령들이 겪었던 '이란의 저주'가 되풀이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식 신속 해결을 기대했던 트럼프의 계산착오와 그 파장을 분석한다.
지난 50년간 미국 대통령 중 이란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 않은 이는 거의 없다. 지미 카터는 1979년 인질 사태로 재선에 실패했고, 로널드 레이건은 이란-콘트라 스캔들에 휘말렸다. 조지 W. 부시는 이라크 전후 복구 과정에서 이란의 방해 공작에 시달렸고, 버락 오바마는 임기 후반을 이란 핵협정 논란으로 보냈다. 조 바이든은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에 발목이 잡혔다.
이제 도널드 트럼프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베네수엘라 시나리오의 착각
트럼프는 이란 문제를 베네수엘라처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최고 지도자를 제거하고 후계자와 신속히 거래를 성사시키는 시나리오 말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석유·재정·경제부를 겸임하며 서방과의 새로운 에너지 파트너십을 위해 국가 전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과 카라카스에서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이런 권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란은 전혀 다르다. 47년간 지속된 저항 이데올로기와 복잡한 권력 구조 때문에 치명적인 괴리가 존재한다. 미국과 거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실행할 권한이 없고,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거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헤란에는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같은 권한 있는 대화 상대가 없다. 이스라엘의 연이은 정치적 암살로 이란의 권력 구조는 계속 변하고 있다.
후계 구도의 혼란
암살당한 최고지도자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세)가 현재 후계자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강경파 내에서 그의 입지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를 잃은 공격 이후 더욱 강화됐다. 그가 부상을 당했다는 보도도 있지만, 권력을 잡으려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모즈타바는 정당성과 지속성 모두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적 지지 기반이 없고,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해외 자금세탁에 연루됐으며,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참수 작전을 피해야 한다. 그의 아버지는 37년간 통치했지만, 모즈타바는 37일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 테헤란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사실상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가 정치 업무를,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군사 업무를 맡고 있다. 평상시라면 경쟁 관계인 두 사람이 전시에는 손을 잡은 것이다.
라리자니는 자신을 중국의 덩샤오핑 같은 실용주의적 혁명 내부자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2026년 1월 이란 내부 탄압의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그의 기록을 보면, 일부 추산으로 3만 명이 사망한 학살에는 능했지만 현대화에는 미흡했다.
갈리바프는 훈련받은 조종사 출신으로 부패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자신을 현대적 강인한 지도자, 즉 혁명수비대의 "기술관료적" 얼굴로 포장해왔다. 하지만 그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긴밀히 연대하고 있어, 미래보다는 과거에 베팅한 셈이다.
트럼프의 즉흥 연주
트럼프는 전쟁 첫 주를 마치 즉흥 재즈 연주처럼 다뤘다. 여러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서로 다른 분석과 전략, 최종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며 즉흥적으로 대응했다. 이는 적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적인 전략적 모호함이 아니라, 진짜 혼란의 증상이다.
의사결정 과정을 아는 현직 및 전직 미국 관리들(모두 공개 발언 권한 없음)과의 대화에서 드러난 것은 완전한 계획 부재와 전쟁 수행을 걱정하는 측과 국내 정치적 함의를 더 우려하는 측 간의 모순된 목표였다. 한 관리는 행정부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줄이기 위해 이란 경제의 생명줄인 석유 수출 제재 완화를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테헤란은 수십 년간 미국 여론이 미국 대통령들의 지역적 야심을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동맹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해왔다. 이 교훈은 1983년 이란이 지시한 베이루트 미군 막사 폭탄 테러가 결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으로 하여금 레바논에서 미군을 철수하게 만들었을 때 명확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의 딜레마
오늘날 이란 정권은 같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걸프 지역 이웃 국가들에 혼란을 일으키고 하루 2천만 배럴의 석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을 위협함으로써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고 미국 내 정치 환경을 악화시키려 한다. 목표는 트럼프로 하여금 장기전과 유권자들의 주머니 사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들어 그의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테헤란의 희망은 트럼프가 갑작스럽게 공허한 승리를 선언하고 작전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 잔혹한 권력 정치 게임 속에서 표면적으로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은 트럼프가 이란 당국에 시위대 살해를 중단하라고 경고한 것이었다. 전쟁 시작 일주일도 안 되어 이란의 봄을 촉발할 것이라는 희망은 이미 시들고 있다. 현재 이란 시민들은 이 전쟁의 참여자가 아니라 관찰자로서 안전을 위해 비켜서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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