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법원 판결에 맞서 관세율 15%로 인상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의 관세 위헌 판결에 반발해 관세율을 10%에서 15%로 올렸다. 133조원 환불 소송과 무역협정 혼란이 예상된다.
1,330억 달러.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까지 관세로 걷어들인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을 모두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 부과를 위헌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이 판결에 정면으로 맞서는 결정을 내렸다.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10%에서 15%로 올린 것이다.
대법원 vs 대통령, 권력 충돌의 현장
지난 금요일 미국 대법원은 6대 3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핵심은 간단했다. 세금을 부과할 권한은 의회에 있지, 대통령에게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이라는 비상권한 법률을 근거로 거의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위헌이라고 못 박았다.
판결 직후 트럼프는 대법관들을 "바보들과 앞잡이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즉시 다른 법률인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법은 대통령이 150일 동안 최대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1,000건 넘는 소송, 환불 전쟁의 시작
대법원 판결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수입업체들이 벌떼처럼 법원에 몰려들어 환불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1,000건이 넘는 소송이 접수됐고, 더 많은 소송이 예정돼 있다.
라이스대학교 조세예산정책센터의 존 다이아몬드 소장은 "법적으로는 승소가 확실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환불 과정이 그리 복잡하지 않겠지만, 소규모 기업들은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협정 대혼란, 누가 손해를 볼까
더 큰 문제는 기존 무역협정들이 뒤죽박죽이 됐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러 국가와 개별 협상을 통해 차별화된 관세율을 적용해왔다.
예를 들어 대만과는 20%에서 15%로 관세를 낮춰주는 대신 8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항공기·장비 구매를 약속받았다. 영국과는 10% 관세를 부과하되 자동차·철강·알루미늄은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 전체적으로 15% 관세가 적용되면서 협정들이 의미가 애매해졌다. 트럼프의 무역대표부는 "기존 협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지만, 말레이시아나 캄보디아처럼 19% 관세율을 협상한 국가들은 더 높은 세율을 계속 내야 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브라질처럼 40% 관세율에서 협상하지 못한 국가들은 오히려 15%로 낮아져 이득을 볼 수 있다.
정치적 파장, 중간선거의 변수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경제 정책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비율은 34%에 그쳤고, 57%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미국인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그는 당신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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