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다음 타깃, 쿠바
베네수엘라, 이란에 이어 쿠바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패권 전략과 그 이면의 논리, 그리고 우리가 아직 묻지 않은 질문들.
"쿠바는 곧 무너질 것이다." 지난주, 기자가 묻지도 않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꺼낸 말이다.
2026년이 시작된 지 채 석 달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축출했고, 지난달에는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쿠바다. 백악관 참모들은 대통령이 "잘 풀리고 있다"고 느끼며 탄력을 받은 상태라고 전한다. 이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지금인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트럼프가 그리는 지도를 봐야 한다.
90마일의 역사, 70년의 집착
플로리다 키웨스트에서 쿠바까지는 90마일, 약 145킬로미터다. 차로 달리면 한 시간 남짓한 거리. 그런데 이 짧은 바다가 미국 대통령 7명의 임기 내내 지정학적 가시로 남아 있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예외가 없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피그만 침공 실패는 냉전 시대 미국 외교의 최대 굴욕 중 하나로 기록된다.
트럼프의 쿠바 집착은 단순히 개인적 충동이 아니다. 그의 국가안보전략서에도 명시돼 있고,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의 평생 과업이기도 하다. 쿠바 망명자의 손자인 루비오에게 카스트로 이후 정권의 종식은 정치적 의제를 넘어 가족사의 문제다. 플로리다 남부 쿠바계 커뮤니티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지점에서 개인의 역사, 선거 정치, 지정학적 야망이 하나로 수렴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다. 그린란드 합병, 파나마 운하 장악, 캐나다의 51번째 주 편입 발언까지—이 모든 것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하나의 전략적 서사 안에 있다. 쿠바는 그 서사에서 마지막 남은 빈칸 중 하나다.
'밴드에이드를 빠르게 뜯어내라'
그렇다면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면, 아직 뚜렷하지 않다. 더 애틀랜틱의 비비안 살라마 기자가 백악관 참모들과 나눈 대화에 따르면, 행정부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수단은 유동적인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전략의 핵심은 "생명선 차단"이다. 베네수엘라가 쿠바에 제공하던 석유와 경제적 지원을 마두로 축출로 끊어냈다. 트럼프 참모들은 이것이 쿠바 정권을 서서히 질식시키고 있다고 본다. 정권이 스스로 무너지거나, 자발적으로 물러나거나, 아니면 미국이 직접 개입하는 "저위험 작전"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타이밍에도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 일련의 군사·외교 작전들이 올해 11월 중간선거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여름이 오기 전에 "일을 끝내고", 선거철에는 "우리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는 메시지로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참모들이 쓰는 표현이 흥미롭다. "밴드에이드를 빠르게 뜯어내라." 고통은 짧게, 기억은 흐리게.
위험의 무게
그러나 이란 사례는 이미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란은 지역 강국이다.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개시하자 중동 전역에서 미사일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쿠바는 이란보다 훨씬 작고 군사력도 약하다. 그러나 위험의 성격이 다르다.
가장 현실적인 위험은 난민 위기다. 쿠바 정권이 급격히 불안정해지면, 보트를 타고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려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이후 가장 강조해온 의제가 바로 불법 이민 차단이다. 쿠바발 난민 물결은 그 의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중앙아메리카 국경 관리에도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것이다. 트럼프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다 트럼프가 가장 싫어하는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역설이다.
쿠바 내부의 권력 공백도 변수다. 정권이 무너진 후 누가 그 자리를 채우는가? 베네수엘라에서도 마두로 이후의 권력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쿠바의 경우, 카스트로 이후 체제가 수십 년간 사회를 통제해왔기 때문에 그 공백이 어떤 형태로 채워질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이 봐야 할 지점
이 뉴스가 한국과 무관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서반구 패권 전략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파장은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더 직접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힘에 의한 외교"를 반복적으로 성공시킬수록, 한반도를 둘러싼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의 압박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북한 문제에서 트럼프가 어떤 "선례"를 참고할지는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또한 쿠바 사태가 중국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중국은 쿠바와 오랜 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이 쿠바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중국은 다른 전선에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그 전선이 어디일지—남중국해인지, 대만인지, 아니면 한반도인지—는 열린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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