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막은 다리, 억만장자가 웃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온타리오 간 신규 다리 개통을 막으면서 기존 다리 소유주인 억만장자가 독점 이익을 유지하게 됐다. 자유무역 vs 기득권 보호의 딜레마.
12년. 미시간과 온타리오를 잇는 새 다리가 완공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하지만 개통을 며칠 앞둔 월요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통의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모든 것을 뒤바꿨다.
"미국이 캐나다에 제공한 모든 것에 대해 완전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그리고 캐나다가 미국을 공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할 때까지 이 다리의 개통을 허용하지 않겠다."
억만장자의 전화 한 통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결정 뒤에는 흥미로운 배경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게시물을 올리기 몇 시간 전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이 한 사람과 만났다. 바로 기존 다리인 '앰배서더 브리지'를 소유한 억만장자 매튜 모론이었다.
모론은 70년 넘게 디트로이트와 윈저를 잇는 유일한 트럭 통행로를 독점해왔다. 교통 체증이 심하고 비싼 통행료를 받지만, 대안이 없어 운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용해야 했다. 터널도 있지만 대형 트럭은 통과할 수 없다.
모론 가족은 지난 수십 년간 수백만 달러를 들여 새 다리 건설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여왔다. 그런데 이제 경쟁 다리가 드디어 완공됐다. 루트닉과의 만남 후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었고, 몇 시간 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경쟁자를 막아선 것이다.
자유시장의 역설
새로운 고디 하우 국제대교는 2012년 공화당 출신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와 캐나다가 합의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캐나다가 모든 건설비용을 부담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통행료를 받은 뒤 소유권을 반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 다리가 열리면 소비자와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유일한 피해자는 독점 지위를 잃게 될 모론뿐이다.
트럼프의 요구사항들을 살펴보면 더욱 흥미롭다. "미국 자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캐나다에 준 것을 생각하면 이 다리의 최소 절반은 소유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미 소유권을 반반씩 나누기로 되어 있다.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더 많은 미국산 자재가 사용되지 않은 것이 용납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미 완공된 다리를 뜯어내고 다시 지으라는 말인가?
자본주의 이전의 사고방식
이번 사건은 트럼프의 경제관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수백만 명의 이익과 한 명의 억만장자 이익이 충돌할 때, 그는 억만장자 편을 들었다.
자유로운 상품과 서비스 교환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를 트럼프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의 사고방식은 자본주의적이라기보다 자본주의 이전의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영주처럼 권력을 쌓아두고 조공을 받으려 하지, 혁신을 통해 부를 창조하려 하지 않는다.
외국을 해치는 것이 반드시 미국을 돕는 것은 아니다. 파이 전체를 줄이면서 트럼프와 가까운 과두정치가에게 더 큰 조각을 안겨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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