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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이 보여준 '부재'를 '존재'로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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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이 보여준 '부재'를 '존재'로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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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문학 세계를 탐구한 새로운 비평서가 던지는 질문. 지워진 역사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2017년, 프린스턴 대학 강연장에서 한 질문이 던져졌다. 남부 지역에서 철거되고 있는 남군 동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토니 모리슨의 답변은 예상을 뒤엎었다. "철거하지 마세요. 그 옆에 다른 동상을 세우고 반대 의견을 말하게 하세요. 목에 올가미를 걸어도 좋고요." 청중은 어색하게 웃었지만, 그녀는 진심이었다.

199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 작가가 남긴 문학적 유산을 새롭게 조명한 비평서 『On Morrison』이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소설가인 남왈리 서펠이 쓴 이 책은 단순한 작품 분석을 넘어, 모리슨이 평생 천착했던 하나의 질문을 파헤친다. 지워진 것들을 어떻게 다시 보이게 만들 것인가?

침묵 속에 감춰진 이야기들

모리슨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녀가 마주한 '부재'의 규모를 알아야 한다. 중간항로(Middle Passage)에서 죽어간 수백만 명의 이름 모를 사람들. 18-19세기 노예 서사에서 "너무 끔찍해서 말할 수 없다"며 베일에 가려진 이야기들. 미국 문학에서 "심각하게 부재했던" 취약한 흑인 소녀들의 목소리.

NAACP가 호텔 로비의 흑인 기수 조각상을 천으로 가리도록 요구했을 때, 모리슨의 반응은 남달랐다. 그녀는 시민권 단체를 비판했다. 1900년 이전 기수라는 직업이 사실상 흑인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첫 27번의 켄터키 더비 중 14번을 흑인 기수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조각상들을 가리고 그들의 영광을 백인의 눈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눈에서도 숨겼다"고 그녀는 썼다. 모독적 의도로 만들어진 조각상이라 해도, 그 안에서 역사를 캐내는 것이 숨기는 것보다 낫다는 철학이었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기법

모리슨의 첫 소설 『가장 푸른 눈』(1970년)은 이런 도전에서 시작됐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인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는 이유로 쓴 이 소설은 11살 흑인 소녀 페콜라의 이야기다. 짙은 피부색 때문에 자신이 추하다고 믿는 소녀가 파란 눈을 갖고 싶어하는 절망적인 소망을 그렸다.

서펠 교수는 이를 "표현의 역설"이라고 부른다. 지워진 것을 환기시키면서 동시에 그것을 되살려내는 모순적 과제. 모리슨은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답은 『빌러비드』(1987년)에서 찾을 수 있다. 모리슨은 유령이라는 존재를 통해 '있음'과 '없음'을 하나로 융합했다. 1856년 신문 기사에서 읽은 실화를 바탕으로, 도망친 노예 여성이 다시 잡혀가느니 차라리 아이들을 죽이려 했던 사건을 소설화했다. 그 죽은 아이가 유령이 되어 돌아온다.

흑인 문화의 미학적 전통

서펜 교수가 주목하는 것은 모리슨이 "백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흑인 미학을 창조했다는 점이다. 『재즈』(1992년)에서는 음악의 스윙과 즉흥연주를 문장 리듬으로 옮겨냈다. 『술라』(1973년)에서는 "반어적 블루스 톤"으로 모순과 역설을 표현했다.

"색깔 있는 남자가 색소폰을 불며 하늘에서 떠내려온다. 그 아래 두 건물 사이 공간에서 소녀가 밀짚모자 쓴 남자와 진지하게 대화한다." 모리슨의 문장은 이렇게 꿈같이 흘러가다가 갑자기 잘게 부서진다.

한국 문학이 배울 수 있는 것

모리슨의 작업이 한국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 역사에서 지워진 목소리들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시절 침묵당한 이야기들을 어떤 방식으로 문학화할 것인가?

최근 한국 문학계에서도 김혜진, 정세랑, 김초엽 등 젊은 작가들이 기존에 조명받지 못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으로 써내고 있다. 이들의 시도가 모리슨이 보여준 "부재를 존재로 만드는" 작업과 어떻게 연결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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