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동영상이 바꾸는 일본 선거판
일본 총선에서 틱톡과 유튜브 쇼츠가 새로운 선거 무대로 떠오르며, 정치 캠페인이 제작사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법적 애매함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3분짜리 동영상 하나가 수십만 표를 좌우할 수 있다면? 일본의 다가오는 총선에서 이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 같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 일본 정치의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르면서, 정치 캠페인들이 전문 제작사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이 디지털 혁신 뒤에는 예상치 못한 법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정치인들의 숏폼 러시
일본 정치권이 갑자기 숏폼 동영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통적인 TV 광고나 거리 연설로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18-29세 유권자층의 투표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정치인들은 이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 형태인 숏폼 동영상으로 눈을 돌렸다.
정치 캠페인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에 놀라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평소보다 3-4배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직접 촬영 스튜디오를 찾아와 숏폼 동영상 제작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열풍 뒤에는 딜레마가 있다. 대부분의 정치인과 캠페인 팀은 숏폼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부족하다.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치적 수사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적 회색지대의 위험
문제는 일본의 선거법이 이런 디지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TV 광고나 인쇄물에 대한 규제는 명확하지만, 소셜미디어 숏폼 동영상에 대한 법적 기준은 여전히 애매하다.
특히 유료 광고와 자연스러운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에서 정치인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바이럴되면, 그것이 선거법 위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확실성은 제작사들에게도 부담이다. 자칫 선거법 위반에 연루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정치 관련 프로젝트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반면 일부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보고 전문성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와 한국에의 시사점
일본의 이런 변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의 2024년 대선에서도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가 중요한 캠페인 도구로 활용됐고, 유럽 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지방선거나 국정감사 등에서 숏폼 동영상을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관련 법규는 여전히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국내 플랫폼들도 숏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한국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예상된다.
문제는 단순히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아니다. 숏폼 동영상의 특성상 복잡한 정책을 단순화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내용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권자들이 3분 이하의 짧은 영상으로 정치적 판단을 내리게 된다면, 이것이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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