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알고리즘아"로 피드 조작하는 시대가 왔다
메타 스레드가 미국에서 Dear Algo 기능을 출시. 사용자가 직접 알고리즘에게 원하는 콘텐츠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알고리즘 투명성의 새로운 실험인가, 아니면 착시인가?
"친애하는 알고리즘아, 고양이 영상 좀 그만 보여줘." 이제 정말로 이런 말이 통한다.
메타의 스레드가 미국에서 Dear Algo 기능을 정식 출시했다. 사용자가 게시물에 "Dear Algo"라고 쓰고 원하는 콘텐츠를 설명하면, 알고리즘이 이를 반영해 피드를 조정한다는 것이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에서 테스트를 거쳐 드디어 미국 시장에 상륙했다.
사용자가 만든 '민간요법'이 공식 기능이 되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능의 탄생 배경이다. 일부 사용자들이 이미 "Dear Algo"라는 문구로 게시물을 올리며 알고리즘에게 '부탁'을 해왔다. 물론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일종의 '미신' 같은 행동이었다. 하지만 메타는 이런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고, 실제 기능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메타 전체 플랫폼에서 진행 중인 더 큰 변화의 일부다. 사용자에게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더 많은 통제권을 주겠다는 방향성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도 비슷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알고리즘 민주화인가, 착시인가
표면적으로는 혁신적이다. 그동안 블랙박스였던 추천 알고리즘에 사용자가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됐으니까.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첫째, 진짜 통제권인지 의문이다. "고양이 영상 더 보여줘"라고 요청했을 때, 알고리즘이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고양이 영상을 선별할까? 사용자는 여전히 메타가 정의한 '고양이 영상'의 범주 안에서만 선택권을 갖는다.
둘째, 데이터 수집의 새로운 방식일 수도 있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관심사를 텍스트로 명시하니, 메타 입장에서는 더 정확한 프로파일링이 가능해진다. '투명성 제공'이라는 명분 하에 더 정교한 타겟팅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셈이다.
국내 플랫폼은 어떻게 대응할까
네이버와 카카오도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네이버는 이미 개인화 추천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다. 하지만 한국 사용자들이 알고리즘에 직접 '부탁'하는 문화에 익숙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소셜미디어 사용 패턴은 서구와 다르다. 공개적인 의견 표명보다는 조용한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Dear Algo" 같은 기능이 한국에서 얼마나 활용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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