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상이 된 세상, 우리는 준비됐을까
미국 청소년 3분의 2가 챗봇을 사용하고, AI 회사들은 의료 분야까지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신뢰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현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청소년 3명 중 2명이 챗봇을 사용한다. 그 중 30%는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제 AI는 검색만큼이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기술이 됐다.
WIRED가 최근 실시한 인터뷰에서 드러난 현실은 놀랍다. Anthropic의 공동창립자 다니엘라 아모데이는 자사 챗봇 Claude로 아이 변기 훈련을 도왔다고 말했다. 영화 '위키드' 감독 존 추는 "아이들 건강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AI를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일상화 속에서 묘한 역설이 발견됐다. AI 사용률은 급증하는데, 신뢰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편의성과 불안 사이
UC 버클리 학생 안젤 트라몬틴은 "하루 종일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대화형 AI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학교 학생 시에나 빌라로보스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며 "의견을 갖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양극화된 반응은 우연이 아니다. YouGov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5%가 AI를 매일 사용하지만, AI를 "매우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41%는 불신한다고 답했다.
더 심각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Ipsos 조사에서 AI 기업이 개인정보를 보호할 것이라는 신뢰도는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하락했다.
의료 분야 진출, 기회인가 위험인가
AI 기업들은 의료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OpenAI는 이달 ChatGPT Health를 발표하며 "매주 수억 명이 건강 관련 질문을 한다"고 밝혔다. Anthropic도 병원을 겨냥한 Claude for Healthcare를 출시했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슈퍼 에이저스' 저자인 의사 에릭 토폴은 "의료진도 실수를 하지만, AI로 인해 새로운 오류가 생기거나 기존 문제가 악화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UC 버클리 학생 아비가일 카우프만은 "캠퍼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가 계속 존재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탠포드 대학 경제학자들의 최근 연구에서는 젊은층의 고용 기회가 이미 줄어들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자율 규제의 한계
현재 AI 기업들은 사실상 스스로를 규제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판단해야 한다.
Techdirt 창립자 마이크 마스닉은 "'뭐가 잘못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더 많은 기업이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Anthropic의 아모데이도 "자동차 제조업체가 충돌 테스트를 하듯, 챗봇 제조업체도 안전성 테스트를 충분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loudflare CEO 매튜 프린스는 "많은 기업이 도덕성보다 재정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학생들의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AI가 인류를 더 나쁘게가 아닌 더 좋게 만들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국내에서도 AI 일상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X, 카카오의 카나나 등 국산 AI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사용률과 신뢰도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의료, 교육, 금융 등 민감한 분야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제품에 적극 통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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