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가 끌려가는 모습, 미국 사회가 묻는 질문
트럼프 행정부 대규모 추방 작전으로 3,800명 아동 구금. 교실에서 친구가 사라지고, 출석률 40% 급락하는 학교들.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5살 리암 라모스가 ICE 요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 밝은 파란 모자를 쓴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미네소타 유치원생의 모습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작전이 시작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었다.
교실에서 사라지는 친구들
지난해 3,800명의 아동이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 이 중 20명은 생후 1년도 안 된 영아였다. 더 많은 아이들이 가족의 추방이나 구금에 대한 공포 속에 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440만 명의 아동이 서류미비 이민자인 부모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아폴리스 학군에서는 ICE 활동이 급증한 후 출석률이 40%까지 떨어졌다.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이민 단속 기간 동안 비슷한 현상이 보고됐다.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기 정말 어려워하고 있어요." 이민 학생을 위한 연합체인 전국 뉴커머 네트워크의 공동 창립자 알레한드라 바스케스 바우르의 말이다. "자신이나 부모, 형제가 언제든 잡혀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네소타 아동병원 소아과 의사 라잔 번은 더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이민자 가정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배경의 환자들에게서 불안 증상을 보고 있어요." 복통, 야뇨 증상, 부모와 떨어지기를 거부하는 행동까지. 심지어 시력 검사를 위해 옆방으로 가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진실을 말하되, 희망을 잃지 말라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어른들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핵심은 솔직함이다. "무시한다고 해서 아이가 경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바스케스 바우르의 지적이다. "이것은 이민자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가정의 문제입니다."
버지니아 대학의 루시 바셋 교수는 "낙관적 현실주의" 접근법을 제안한다. 솔직하되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구금될 경우를 대비한 안전 계획을 아이와 함께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화재 대피 훈련을 하듯,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괜찮을 거야'라고 약속할 수 없는 것을 약속해서는 안 됩니다." 번 의사의 조언이다. 대신 "오늘 기분이 어때?" "지난주와 달라진 게 있니?" 같은 열린 질문으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통제력이라도 되찾기
로스앤젤레스 아동병원의 임상심리학자 나탈리 크루즈는 아이들에게 상황에 대한 작은 통제력이라도 되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족이 구금될 경우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믿을 만한 어른을 지정하며, 이민 당국이 집에 올 경우의 권리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다.
일상의 루틴도 중요하다. 식사 전 감사 인사, 잠자리 독서 같은 작은 의식들이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부모 자신도 일기 쓰기, 그림 그리기, 사랑하는 사람과의 화상통화 같은 방법으로 불안을 달래며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대처법을 보여줄 수 있다.
어떤 부모들은 함께 등하교하며 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돕고 있다. 교사들은 모든 학생의 작품을 벽에 전시하는 등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학급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발달하는 뇌에 미치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우려하면서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 있다. 아이들의 회복력이다. "정말 따뜻하게 돌봐주는 어른이 있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도 치유되기 시작할 수 있어요." 바셋 교수의 말이다. "한 번 이런 일을 겪었다고 해서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 가정이 아닌 아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유색인종 가정들은 신분에 관계없이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표적이 된다고 느끼고 있어요." 번 의사 자신도 유색인종으로서 "피부색 때문에 누군가 나에게 접근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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