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리얼리티 TV가 던지는 정체성의 질문
리얼리티 TV 경험자가 쓴 소설 'Escape!'을 통해 본 현대인의 자기 서사 만들기. SNS 시대,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편집본'을 만들고 있다.
25년 전 서바이버 첫 시즌이 방영된 이후, 리얼리티 TV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대인의 삶을 바라보는 렌즈가 되었다. 이제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로 자신만의 '리얼리티 쇼'를 만들 수 있는 시대. 우리는 과연 진짜 자신을 보여주고 있을까, 아니면 편집된 버전을 연기하고 있을까?
서바이버 출연자가 폭로한 '진짜' 이야기
스티븐 피시바흐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소설가다. 서바이버에 두 번 출연했고, 현재는 서바이버 팟캐스트를 진행한다. 그가 최근 출간한 소설 'Escape!'는 가상의 리얼리티 서바이벌 쇼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다.
소설 속 디테일은 실제 경험에서 나온다. 캐스팅 과정에서 실시하는 성격 검사, 정글에서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되는 참가자들의 약물, 제작진이 붐 마이크를 가까이 가져다 댈 때 참가자들이 "아, 지금 중요한 장면이구나"라고 눈치채는 순간까지.
피시바흐는 작가 노트에서 "이 책의 어떤 내용도 서바이버 제작진을 비방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명시했지만, 그가 그려낸 리얼리티 TV의 이면은 충격적이다. 제작진은 참가자의 죽은 아들 이야기를 이용해 감정적으로 몰아세우고, '성장 스토리'를 위해 한 여성에게 돼지를 죽이도록 강요한다.
'편집본'에 갇힌 현대인들
소설의 핵심은 'The Edit'라는 개념이다. 이는 "TV 쇼가 한 인물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의 줄임말"이다. 영웅 편집본을 받을지, 루저 편집본을 받을지,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고민한다.
주인공 켄트는 첫 번째 출연에서 영웅으로 편집되었던 자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보다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그는 "화면 속에서만 존재했던 자아"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쇼에 출연한다. 또 다른 주인공 미리엄은 쇼가 자신을 "더 진실한 버전의 자신"으로 변화시켜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들의 고민은 현대인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하나를 올릴 때도 우리는 편집한다. 어떤 각도, 어떤 필터, 어떤 캡션이 '나'를 가장 잘 보여줄까? 틱톡에서 유행하는 "Do it for the plot(스토리를 위해 해봐)"라는 표현은 인생 자체를 하나의 서사로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한국의 '나 혼자 산다'부터 '솔로지옥'까지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나 혼자 산다'의 출연진들은 '진짜' 일상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카메라 앞에서 연출된 일상이다. '솔로지옥'의 참가자들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의식한다.
특히 한국의 리얼리티 TV는 '성장 서사'를 강조한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재미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인생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이는 한국 사회가 개인의 성취와 변화에 부여하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소확행', '욜로', '갓생' 같은 키워드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특정한 서사 안에 맞춰 넣으려는 시도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편집본'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잃어버린 진정성을 찾아서
피시바흐의 소설은 묻는다. 수많은 이야기와 서사에 둘러싸인 현대에서, 과연 '진정한 자아'라는 것이 존재할까? 소설 속 제작자 벡은 생각한다. "어쩌면 깊이나 '진정한 자아'라는 개념 자체가 또 다른 이야기일 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상투적 표현들의 겹겹이 쌓인 양피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소설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켄트는 마지막에 첫 번째 출연 당시의 따뜻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그 순간은 방송에서 편집되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었다. 인생을 편집할 때 뭔가는 항상 잘려나간다. 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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