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슈퍼볼에서 본 미국의 새로운 분열
AI 광고 전쟁부터 배드 버니 논란까지,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슈퍼볼이 보여준 미국 사회의 기술-문화-정치 갈등
48시간. OpenAI와 Anthropic이 슈퍼볼 광고로 맞붙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하지만 진짜 대결은 경기장 밖에서 벌어졌다.
실리콘밸리 한복판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번 슈퍼볼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었다. AI 기업들의 광고 전쟁, 푸에르토리코 래퍼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쇼 논란, 그리고 ICE(이민세관단속청) 단속 루머까지. 미국 사회의 모든 갈등이 한 곳에 모인 셈이다.
AI 전쟁터가 된 광고판
엔비디아와 AMD 본사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이번 슈퍼볼. AI 칩 경쟁사들의 뒷마당에서 OpenAI와 Anthropic이 광고로 정면승부를 벌였다.
"기술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서 때로는 압도적이지만, 모든 걸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게 흥미롭다"고 워싱턴에서 온 관중 제러드 포스틀스웨이트가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이가 이 기술 열풍에 환호하는 건 아니다.
시애틀에서 온 마이클 불조미는 폴리마켓이나 칼시 같은 예측 시장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며, "MGM 같은 실제 카지노가 운영하는 공식 플랫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배드 버니가 불러온 문화 전쟁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배드 버니의 하프타임쇼 출연은 예상대로 논란을 불렀다. 보스턴에서 온 짐 록하트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서 노래한다는 게 역겹다"며 "하프타임쇼 때 맥주 줄에 서러 나갈 것"이라고 항의했다.
반면 호주에서 온 스콧 웨버는 "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비디오를 찍어서 보내라고 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이오와에서 온 브루스 아스무센은 "모든 게 너무 정치적이 됐다. 축구는 정치적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웨이모가 보여준 미래의 단면
흥미롭게도 많은 관중들이 샌프란시스코의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에 매료됐다. 호주에서 온 웨버는 "어젯밤 웨이모를 탔는데 정말 놀라웠다"며 "앞자리에 앉아서 비디오를 찍어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보냈다"고 흥분했다.
보스턴에서 온 록하트는 "운전자가 없는 차를 보는 게 무서우면서도 신기하다"며 "아내보다 더 잘 운전할 것 같다"고 농담했다. 밀워키에서 온 라이언 잭슨은 "집에는 그런 차가 없어서 놀랄 것 같다"며 호기심을 보였다.
예측 시장의 부상과 한계
캘리포니아에서는 전통적인 스포츠 베팅이 불법이지만, 칼시와 폴리마켓 같은 예측 시장에서는 활발한 거래가 벌어졌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공식 플랫폼"을 선호한다며 새로운 예측 시장에 회의적이었다.
시애틀 출신 테리 플레처는 "9월에 시호크스 우승에 베팅했다"며 "46년 동안 못 이긴 걸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통적인 베팅 방식을 고수하는 팬들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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