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의 극적 부활, 유럽 은행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프랑스 대형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이 위기에서 어떻게 회복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유럽 금융업계와 한국 은행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분석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71억 유로라는 천문학적 손실을 기록하며 파산 직전까지 갔던 소시에테제네랄(SocGen). 그런데 이 프랑스 은행이 어떻게 다시 유럽 주요 은행 반열에 올라섰을까?
절벽 끝에서 시작된 변화
소시에테제네랄의 위기는 단순히 금융위기 여파만이 아니었다. 2008년제롬 케르비엘 트레이더의 무단거래로 49억 유로 손실이 발생했고,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겹치면서 은행은 생존 자체가 위태로웠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긴급 자본 투입을 검토했고, 시장에서는 국유화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주가는 80% 이상 폭락했고, 신용등급은 연쇄 강등됐다. 창립 150년 역사상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프레데리크 우데아 당시 CEO는 정부 지원 대신 자구책을 선택했다. 145억 유로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무엇보다 은행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했다.
선택과 집중의 힘
회복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고위험 투자은행 업무를 대폭 축소하고, 대신 안정적인 리테일 뱅킹과 기업금융에 집중했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활용해 신흥시장 전문성을 강화했다.
디지털 전환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디지털 뱅킹 투자를 시작해,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뱅킹 서비스 중 하나를 제공하고 있다. 전체 거래의 70% 이상이 디지털로 이뤄진다.
비용 절감도 철저했다. 지점 수를 30% 줄이고, 직원 수도 15% 감축했다. 하지만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남은 인력의 전문성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숫자로 보는 변화
결과는 놀라웠다. 2023년 기준 소시에테제네랄의 순이익은 74억 유로로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자기자본비율(CET1)은 13.7%로 유럽 평균(12.8%)을 상회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수익 구조의 변화다. 과거 투자은행 업무가 전체 수익의 40%를 차지했다면, 현재는 25% 수준이다. 대신 안정적인 순이자마진을 제공하는 리테일 뱅킹이 60%를 차지한다.
리스크 관리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부실채권비율(NPL)은 2.1%로 유럽 평균(2.8%)보다 낮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30%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금융업계가 주목해야 할 점
소시에테제네랄의 회복 스토리는 한국 은행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최근 부동산 PF 대출 부실과 가계대출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첫째, 위기 시 정부 의존보다는 자구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이 정부 지원을 거부하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둘째,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다.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같은 대형은행들이 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시장 포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셋째, 디지털 전환의 속도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같은 디지털 전문은행의 성장을 보면, 기존 은행들도 디지털 투자를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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