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직원들이 현금을 손에 쥐기 시작했다
Clay, Linear, ElevenLabs 등 성장 스타트업들이 직원 대상 주식 매각을 허용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이것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100조원. 지난해 Clay가 직원들에게 주식 매각을 허용했을 때의 기업가치였다. 불과 8개월 만에 이 회사의 가치는 5조원으로 60% 이상 급등했다. 그리고 또다시 직원들에게 주식을 현금화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일이 Clay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최근 몇 달 사이 Linear, ElevenLabs 같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직원 대상 '텐더 오퍼'를 실시하고 있다. 회사가 상장하기 전에 직원들이 보유 주식 일부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2021년과는 다른 게임
언뜻 보면 2021년 버블 시기의 성급한 '현금화'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당시 Hopin의 창업자는 2조 5천억원 상당의 자신의 지분을 매각했지만, 2년 후 회사 자산은 최고 가치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가격에 팔렸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2021년에는 주로 창업자들만 거액의 지분을 매각했다면, 현재는 일반 직원들을 위한 제도로 설계되고 있다. Clay의 공동창업자 카림 아민은 "수익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텐더 오퍼 이유를 설명했다.
Linear는 1조 6천억원 가치로 직원 주식 매각을 허용했고, 3년차 스타트업 ElevenLabs는 8조 6천억원 가치로 1,300억원 규모의 직원 대상 매각을 진행했다. 이전 가치 대비 두 배 상승한 수준이다.
인재 전쟁의 새로운 무기
스타트업들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회사들이 더 오래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인재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OpenAI나 SpaceX 같은 성숙한 스타트업들이 정기적으로 텐더 오퍼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AI 스타트업들은 최고의 인재를 잃을 위험에 직면했다.
세컨더리 전문 벤처캐피털 NewView Capital의 닉 부닉 파트너는 "조금의 유동성은 건전하며, 생태계 전반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텐더를 진행해봤지만 아직 단점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자들도 2021년의 창업자 중심 거액 매각과 달리 직원 대상 텐더 오퍼는 훨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채용, 사기 진작, 인재 유지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
하지만 모든 것이 장밋빛은 아니다. 세컨더리 전문 투자회사 Saint Capital의 켄 소여는 의도치 않은 2차 효과를 지적했다. "직원들에게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이 더 오래 비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서 벤처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이는 벤처 생태계에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제한적 파트너(LP)들이 현금 수익을 보지 못하면 벤처캐피털에 투자하기를 꺼려하게 되고, 결국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텐더 오퍼가 IPO의 장기적 대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상장 없이는 벤처 생태계의 자금 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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