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무한 스크롤, EU가 '중독성 설계' 제재 칼날 빼들다
유럽연합이 틱톡의 무한 스크롤 기능을 디지털서비스법 위반으로 경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규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1조 6천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바로 틱톡의 무한 스크롤 기능이다.
지난 금요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틱톡이 끝없이 이어지는 피드 기능으로 사용자, 특히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고 완화하지 못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EU의 새로운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한 스크롤의 함정
틱톡의 무한 스크롤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다. 사용자가 화면을 위로 밀어올리면 끝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나타나는 이 설계는 도파민 분비를 자극해 사용자를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물게 만든다. 마치 슬롯머신처럼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영상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설계가 특히 청소년과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EU 집행위는 틱톡이 이러한 중독성 설계 요소가 초래할 수 있는 체계적 위험을 충분히 식별하고 대응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이 자사 제품과 연관된 체계적 위험을 파악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DSA의 핵심 요구사항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규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번 경고는 단순한 틱톡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EU의 DSA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가장 진전된 사례 중 하나다. 지금까지 빅테크 규제는 주로 독점 금지나 개인정보 보호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플랫폼 설계 자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틱톡은 이번 예비 조사 결과에 대응할 기회를 얻게 되며,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연간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벌금을 물 수도 있다. 바이트댄스의 2023년 매출이 약 1,100억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66억 달러의 벌금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에서도 불어올 변화의 바람
이런 규제 흐름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요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유사한 무한 스크롤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한국의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95%)과 청소년의 일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7.8시간)을 고려할 때, EU식 규제가 도입될 경우 국내 플랫폼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자녀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우려하며 더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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