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열풍, 정작 유동성보다 자금조달이 목적
RWA 발행사 53.8%가 토큰화를 유동성이 아닌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 규제 마찰이 84.6%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실물자산 토큰화의 현실을 분석한다.
53.8%의 실물자산(RWA) 발행사가 토큰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24시간 거래'나 '유동성 확보'가 아니었다. 바로 자금조달이었다.
브릭켄(Brickken)이 2025년 4분기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토큰화 발행사들의 절반 이상이 '자본 형성과 자금조달 효율성'을 주요 목적으로 꼽았다. 반면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답한 비율은 15.4%에 그쳤다.
거래소는 24시간, 발행사는 자금조달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CME그룹은 5월 29일부터 암호화폐 파생상품의 24시간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도 토큰화된 주식의 24시간 거래 계획을 공개했다. 거래소들은 유동성 확대에 올인하고 있지만, 정작 발행사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다.
브릭켄의 조르디 에스투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거래소들이 수요를 앞서가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거래량을 늘려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고, 거래시간 확대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의 38.4%는 유동성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46.2%는 6~12개월 내 2차 시장 유동성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당장의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
토큰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기술이 아닌 규제였다. 응답자의 53.8%가 규제로 인해 운영이 지연됐다고 답했고, 30.8%는 부분적 또는 상황적 규제 마찰을 겪었다고 했다. 전체의 84.6%가 어떤 형태로든 규제 장벽을 경험한 셈이다.
반면 기술이나 개발 문제를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꼽은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리걸노드의 알바로 가리도 창립 파트너는 "컴플라이언스는 출시 후 대응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고려해서 설계해야 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
토큰화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부동산이 주류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부동산은 10.7%에 그쳤다. 대신 주식/지분이 28.6%, 지적재산권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자산이 17.9%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의 업종도 다양했다. 기술 플랫폼(31.6%), 엔터테인먼트(15.8%), 사모신용(15.8%), 신재생에너지(5.3%), 은행(5.3%), 탄소자산(5.2%) 등이 포함됐다.
온도(Ondo)의 이안 드 보드 최고전략책임자는 "주식과 ETF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한 가격 발견, 깊은 유동성, 투명한 가치평가 때문"이라며 "맨해튼 빌딩과 달리 사람들이 실제로 이해하는 자산의 가격책정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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