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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cartoon: small builders assemble an open modular road of standardized blocks that routes around a locked proprietary fortress and its moat, while a figure on the fortress wall quietly hands them one of the same open blocks — the RISC-V open standard bypassing the CUDA moat
테크AI 분석

엔비디아가 자기 칩에 심은 10억 개의 개방 표준 — RISC-V는 CUDA 해자를 우회할까

13분 읽기Source

엔비디아는 2024년 자사 칩에 개방 명령어셋 RISC-V를 약 10억 개 심었고, 2025년엔 CUDA를 RISC-V 위에서 돌리겠다고 발표했다. 로열티 없는 개방 표준과 오픈 소프트웨어 스택이 CUDA 락인을 우회하려는 반격을 해부한다. 반도체 주권 전쟁 시리즈 2부.

엔비디아가 자기 칩에 심은 10억 개의 개방 표준 — RISC-V는 CUDA 해자를 우회할까

CUDA라는 해자로 AI 칩 시장을 지키는 엔비디아가, 정작 그 해자를 겨누는 개방 표준의 최대 사용자 중 하나라면 — 이 싸움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엔비디아는 2024년 한 해 동안 자사 GPU·CPU·SoC 안에 로열티 없는 개방 명령어셋(ISA) RISC-V 코어를 약 10억 개 심어 출하했다(RISC-V International 블로그, 2024). 칩 하나에 10~40개씩 들어가고, GPU를 관리하는 제어 프로세서 GSP까지 64비트 RISC-V로 갈아탄 결과다. 그리고 2025년 7월, 회사는 한 발 더 나갔다. 자사 CUDA 플랫폼을 RISC-V 호스트 CPU 위에서 구동하겠다고 발표했다(RISC-V International·Tom's Hardware, 2025-07). 아직 출시된 기능이 아니라 개발 단계이고, 공개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방향은 또렷하다. CUDA라는 해자의 주인이, 그 해자를 겨누는 개방 표준의 최대 사용자 가운데 하나다.

이 글은 PRISM 시리즈 「반도체 주권 전쟁」의 2부다. 이 시리즈가 앞서 다룬 CUDA 소프트웨어 해자의 결론은 이랬다. 엔비디아를 지키는 진짜 방어선은 약 20년 쌓인 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라는 것. 실리콘 위의 싸움은 이미 접전인데도 점유율이 흔들리지 않은 이유가 거기 있었다. 그렇다면 반격은 어디서 오나. 더 빠른 칩으로 도로를 우회할 수 없다면, 도로 규격 자체를 열어버리면 어떻게 되나. 2부의 질문이다.

로열티 제로라는 무기

RISC-V를 이해하려면 기존 명령어셋의 문부터 봐야 한다. 명령어셋은 소프트웨어가 칩에게 말을 거는 규격, 곧 반도체의 도로 규격이다. x86은 사실상 인텔과 AMD 바깥에는 라이선스를 주지 않는다. 신규 진입 자체가 막혀 있다. ARM은 문을 열어두되 설계 사용에 고액 라이선스와 칩당 로열티를 매긴다. RISC-V는 결이 다르다. 2010년 UC버클리에서 출발한 이 명령어셋은 로열티도, 라이선스 비용도 없는 개방 표준이다. 규격만 지키면 누구나 자유롭게 쓰고, 고치고, 확장할 수 있다.

이 개방성은 곧장 세 가지 자유로 이어진다. 라이선스 비용 제로, 필요에 맞춘 커스텀 확장의 자유, 그리고 팹·운영체제·IP를 마음대로 고르는 공급 주권이다. 메타가 자체 AI 칩 MTIA에 RISC-V를 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제3자에게 로열티를 낼 필요가 없고, 우리 요구에 맞춰 명령어셋을 원하는 속도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밝힌 대목이 이 매력을 압축한다(Meta AI 블로그·Tom's Hardware, 2024~2025).

거버넌스의 위치부터 지정학을 겨눈다. RISC-V를 관리하는 RISC-V International은 원래 미국 델라웨어의 비영리였다. 2018년 12월 본부를 스위스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2020년 3월 이전을 마쳤다(Reuters·The Register, 2019).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회원사들이 "지정학적 혼란 가능성"을 우려했고, 특정 국가 정부가 개방 협업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중립 지대로 나간 것이다(칼리스타 레드먼드 당시 CEO, Reuters 인용). 이 결정은 3부에서 다룰 중국의 RISC-V 전략과 곧장 맞닿는 배경이기도 하다.

표준의 진화도 AI를 정조준한다. 수치 연산을 병렬로 처리하는 벡터 확장 RVV 1.0이 2021년 11월 비준·동결됐고(RISC-V International), 2024년 10월 21일에는 응용 프로세서용 프로파일 RVA23이 비준되며 벡터를 필수 요소로 못박고 FP8·BF16 같은 AI 데이터타입을 품었다(RISC-V International 블로그, 2024). 초기 RISC-V의 고질이던 파편화를 크게 누른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미 팔리고 있는 실물

표준이 문서로만 있으면 반격이 아니다. 실물이 팔려야 한다. 그리고 이미 팔린다.

가장 앞선 얼굴은 짐 켈러가 이끄는 Tenstorrent다. 켈러는 AMD 젠, 애플 A 시리즈, 테슬라 자율주행 칩을 설계한 반도체 업계의 거물이다. 이 회사의 최신 카드 Blackhole p150a는 1,399달러에 팔린다. 텐식스(Tensix) 연산 코어 120개 안에 RISC-V 프로세서를 768개 담았고, OS를 돌릴 수 있는 대형 코어까지 얹어 별도의 x86 호스트 CPU 없이 독립 구동한다(Tenstorrent 공식 스펙, 2025). 제조사 스펙 기준 BLOCKFP8 연산 성능은 664테라플롭스다. 저가 진입점인 Wormhole n300d는 1,449달러다.

숫자만큼 눈에 띄는 건 소프트웨어 전략이다. Tenstorrent는 칩 위에 얹는 스택 전부를 아파치 2.0 라이선스로 개방했다. 드라이버층 TT-Metalium, 신경망 연산 라이브러리 TT-NN, 모델 컴파일러 TT-Forge까지 CUDA 계층의 대응물을 통째로 오픈소스로 공개했다(EE Times, 2025). 켈러가 "엔비디아가 무엇을 하든 우리는 반대로 간다"는 취지로 내건 슬로건이 그대로 제품이 된 셈이다(EE Times, 2025). 이 회사는 2025년 말 약 8억 달러를 조달하며 약 32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EE Times 등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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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단서가 붙는다. Tenstorrent가 내세우는 성능 수치는 어디까지나 제조사 스펙이고, CUDA 라이브러리와의 실사용 성능·성숙도 등가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제3자 벤치마크가 아직 얇다. 심지어 벤더 스펙조차 유동적이다. 이 회사는 Blackhole p150의 텐식스 코어를 펌웨어 업데이트로 140개에서 120개로 낮췄고, 기존 사용자에게 약 1~2%의 성능 하락을 예고했다(Tom's Hardware, 2025). 카탈로그 숫자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신호다.

실물은 Tenstorrent 하나가 아니다. 다만 층위가 다르다. RISC-V의 AI 진입은 세 갈래로 나뉜다. 독립 구동 가속기, 데이터센터 서버 CPU, 하이퍼스케일러의 자체 실리콘이다. 완결형 가속기 자리엔 Tenstorrent가 서 있고, 그 곁에서 SiFive는 벡터 확장 RVV 1.0과 외부 가속기를 붙이는 VCIX 인터페이스를 갖춘 AI용 IP X280을 공급한다. 2025년 9월엔 2세대 제품군으로 스칼라·벡터·행렬 처리를 강화했다(SiFive·CNX Software, 2025). 서버 CPU 자리는 Ventana의 Veyron V2가 채운다. 2025년 출하된 데이터센터급 RISC-V 프로세서인데, AI 가속기가 아니라 x86·ARM에 맞서는 CPU 범주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RISC-V International). 세 번째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체 칩이다. 메타의 추론 가속기 MTIA는 RISC-V 제어·벡터 코어를 채용했고(Meta AI 블로그), RISC-V 기반 훈련 칩도 테스트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Tom's Hardware) — 아직 테스트 단계라는 꼬리표를 달고서다.

칩만으로는 뚫리지 않는다

여기서 1부의 결론이 다시 발목을 잡는다. 엔비디아 해자의 핵심은 하드웨어보다 20년 축적된 소프트웨어 스택에 있었다. 개방 ISA로 칩을 열어도, 그 위를 달릴 라이브러리·컴파일러·개발자층이 없으면 해자는 그대로다. 그래서 진짜 전선은 하드웨어 옆, 소프트웨어에 있다.

이 전선에서 가장 근본적인 무기는 OpenAI의 Triton이다. Triton은 파이썬과 비슷한 문법으로 GPU 커널을 짜게 해주는 언어로, 특정 벤더 하드웨어에 묶이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2022년부터 컴파일러 인프라 MLIR 기반으로 재구축돼, 같은 코드를 엔비디아의 PTX와 AMD의 AMDGCN으로 동시에 내려보낸다(OpenAI·Red Hat). 파이토치의 torch.compile은 이 Triton을 공용 빌딩블록으로 삼아 엔비디아·AMD·인텔 백엔드로 코드를 생성한다. 프레임워크 층위에서 CUDA 직접 의존을 낮추는 흐름이다(PyTorch 공식).

AMD는 자체 오픈 스택 ROCm으로 정면 대결한다. 2025년 9월 나온 ROCm 7.0은 이전 버전 ROCm 6 대비 추론 성능이 최대 4배, 훈련은 3배 빨라졌다고 회사가 밝혔다(AMD 블로그, 2025). 이 배수는 CUDA와의 비교가 아님을 분명히 해둬야 한다. 기준은 이전 버전 ROCm 6, 곧 AMD 자체 비교다. HBM3E 288GB를 얹은 MI350 시리즈와 함께 "연구 프로젝트에서 실사용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국면이다.

표준 컨소시엄도 가세했다. 리눅스 재단 산하 UXL Foundation은 인텔이 밀던 oneAPI와 SYCL을 개방 표준으로 삼아 CUDA 대체를 노린다. CUDA 코드를 SYCL로 옮기는 변환 도구 SYCLomatic까지 갖췄고, 회원사에 Arm·후지쓰·구글 클라우드·인텔·퀄컴·삼성이 이름을 올렸다(The Register·SiliconANGLE, 2024). 여기에 자본이 붙었다. 퀄컴은 2026년 6월 벤더 중립 추론 스택 Modular을 전액 주식 약 4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복수 보도, 2026-06). LLVM과 스위프트를 만든 크리스 래트너가 이끄는 Modular은 Mojo 언어와 MAX 런타임을 앞세운다. 다만 이 거래는 발표 단계이고, 규제 승인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완료가 예정된 상태다. 래트너는 인수 후에도 "모든 벤더의 하드웨어를 지원한다는 사명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벤더 중립을 약속했다(NAND Research 등 보도).

개방은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반격의 목록은 길다. 그러나 개방이 곧 승리라는 서사는 아직 이르다. 반증이 이미 나와 있다.

가장 선명한 사례는 Esperanto Technologies다. 2014년 세워져 저전력 RISC-V AI 실리콘을 내세운 이 회사는 2021년 칩 샘플을, 2023년 양산을 냈지만, 2025년 7월 실리콘 사업을 접었다. 인력을 90% 줄였고 IP는 Nekko.ai로 넘어갔다(EE Times·XPU.pub, 2025). 저전력이라는 차별점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았다. 개방 진영도 실패한다는 증거다.

성숙도 격차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RISC-V AI 생태계는 아직 초기다. CUDA급으로 고도로 최적화된 커널 라이브러리, 두꺼운 개발자층, 방대한 문서와 커뮤니티가 아직 얇다. 실사용의 장벽은 대개 여기서 생긴다(design-reuse 등). 파편화 리스크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RISC-V의 모듈형 구조는 커스텀 확장의 난립을 부르기 쉽고, 그 미성숙이 사용자를 도로 ARM·x86으로 돌려세우는 요인이 돼 왔다. RVA23이 이를 크게 눌렀지만 끝낸 것은 아니다.

개방 스택의 대표 주자 ROCm조차 실측에서는 격차를 남긴다. 하드웨어를 얼마나 알뜰하게 쓰는지 보여주는 지표 MFU에서 AMD는 대략 45% 안팎, 엔비디아는 50~55% 수준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추정한다. 개방이 성능과 성숙도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첫 문단의 아이러니는 양날이다. 엔비디아가 RISC-V를 대량으로 쓰고 CUDA를 그 위로 포팅하겠다는 움직임은 개방 진영엔 상징적 승리로 읽힌다. 동시에 엔비디아가 개방 표준마저 자기 생태계 안으로 끌어와 락인의 수명을 늘리는 방어로도 읽힌다. 같은 사실이 승리의 증거이자 흡수의 신호다.

PRISM Insight · 숨은 맥락수문장의 역설. 이 판의 가장 큰 반전은 해자의 수문장, 엔비디아 자신에게서 나왔다. 2024년 자사 제품에 RISC-V 코어를 약 10억 개 실었고, 2025년엔 CUDA를 그 위에서 돌리겠다고 발표했다. 개방 진영엔 승리처럼 보이지만, 뒤집으면 엔비디아가 개방 표준을 자기 쪽으로 흡수해 락인을 연장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RISC-V의 반격은 '더 열린 칩'이 나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1부에서 본 소프트웨어 스택 — Triton·ROCm·Modular — 이 CUDA만큼 성숙하느냐에 달렸다. 도로 규격을 여는 일과 그 위를 달릴 도구를 짓는 일은 다른 공사다.

다음 편

2부가 남기는 사실은 두 가지다. 개방 표준의 반격은 문서 단계를 넘어 실물과 자본으로 이미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성패는 칩보다 소프트웨어 스택의 성숙 속도에 걸려 있어, 아직 아무도 결말을 확언하지 못한다.

한 갈래가 남았다. 개방 표준을 가장 절박하게 끌어안은 쪽은 스타트업도, 하이퍼스케일러도 아닌 국가다. 수출통제의 사정권 밖에 있는 로열티 프리 표준은 제재를 피하려는 중국에 매력적인 카드다. 알리바바가 서버급 RISC-V 칩을 내놓고 중국 정부가 부처 단위로 진흥책을 짜는 이유이기도 하다. 3부는 이 중국의 RISC-V 국산화 전략을 파고든다. 규제가 점유율을 직접 흔드는 국면은 수출통제 편에서 이미 다뤘다.

분명한 건 하나다. 해자를 열어젖히려는 시도는 실물 단계에 들어섰고, 그 주인마저 개방 표준 위에 올라탔다. 다만 도로를 연다고 차가 곧바로 달리지는 않는다. 그 위를 달릴 소프트웨어를 누가 먼저 완성하느냐, 그게 이 전쟁의 다음 장면이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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