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가 전력 부족으로 멈춘다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3배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도 스타트업 C2i가 에너지 손실 10% 절약하는 혁신적 전력 솔루션으로 190억 원 투자 유치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3배 증가한다. 골드만삭스는 더 충격적인 수치를 내놨다. 2030년까지 175% 급증해 '전력 소비 상위 10개국' 중 하나를 추가로 만드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쓴다는 게 아니다.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고전압을 GPU가 사용할 수 있는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15-20%의 에너지가 그냥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리드-투-GPU' 혁신으로 190억 원 투자 유치
인도 스타트업 C2i Semiconductors가 바로 이 문제에 주목했다. 2024년 설립된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변환 손실을 10% 줄이는 통합 솔루션으로 Peak XV Partners 주도 시리즈A에서 150억 원(1,500만 달러)을 유치했다.
Texas Instruments 출신 전력 전문가들이 뭉친 C2i의 접근법은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이다. 기존에는 고전압에서 GPU까지 수천 번의 전압 변환 단계를 거쳤다면, 이들은 '그리드-투-GPU' 단일 시스템으로 이 과정을 통합했다.
"400볼트가 이미 800볼트로 올라갔고, 더 높아질 것"이라고 C2i의 CTO 프리탐 타데파시는 설명했다. 전력 밀도가 높아질수록 효율성의 중요성도 커진다는 뜻이다.
메가와트당 100킬로와트 절약의 경제학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하다. C2i의 솔루션은 메가와트당 100킬로와트를 절약한다. 이는 단순한 전력비 절감을 넘어 냉각비용 감소, GPU 활용률 향상까지 연결되는 '도미노 효과'를 만든다.
Peak XV Partners의 라잔 아난단 상무는 "10-30% 에너지 비용 절감은 수백억 달러 규모"라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에서 초기 서버·시설 투자 이후 가장 큰 운영비가 바로 전력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증은 이제 시작이다. C2i는 4-6월 첫 실리콘 설계 결과를 받은 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과 성능 검증에 들어간다. 아난단은 "6개월 내에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반도체 생태계의 '2008년 이커머스' 순간
흥미로운 건 이 투자가 인도 반도체 산업의 성숙도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아난단은 "인도 반도체를 2008년 이커머스로 봐야 한다. 이제 막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인도는 글로벌 칩 설계 인력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정부의 설계 연계 인센티브로 테이프아웃(칩 제조) 비용과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 더 이상 해외 기업의 '설계 센터' 역할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경쟁 제품을 직접 개발할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C2i는 이미 65명의 엔지니어를 확보했고, 미국과 대만에 고객 대응 거점을 설립 중이다.
전력 공급 생태계의 '골리앗'들과의 경쟁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은 대기업들이 수년간 독점해온 가장 보수적인 영역 중 하나다. 개별 부품 개선에 집중하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C2i는 실리콘부터 패키징, 시스템 아키텍처까지 동시에 재설계하는 '올인' 접근법을 택했다.
자본 집약적이면서 생산 환경에서 입증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방식이다. 그만큼 성공하면 진입장벽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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