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가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 그런데 전략이 다르다
중국 AI 기업들이 벤치마크 경쟁보다 사용자 확보와 생태계 통합에 집중하며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픈소스와 저비용 전략의 진짜 의도는?
140억원을 AI 챗봇을 통해 뿌린다는 텐센트의 설날 이벤트 소식이 화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다.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신호다.
속도전에 나선 중국 AI
중국 AI 기업들의 신모델 출시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화요일 문샷AI는 동영상 생성과 에이전트 기능을 갖춘 키미 K2.5를 공개했다. 불과 3개월 전 K2 모델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같은 날 알리바바는 "인류 최후의 시험"이라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주요 미국 AI 모델들을 앞섰다고 발표한 Qwen3-Max-Thinking을 내놓았다. 일주일 전에는 Z.ai가 GLM 4.7 무료 버전을 출시했고, 이틀 만에 폭주하는 수요 때문에 신규 가입을 제한해야 했다.
바이두의 어니 5.0 발표 이후 홍콩 거래소에서 주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중국 AI 모델이 미국보다 불과 몇 달 뒤처질 뿐"이라고 인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벤치마크보다 생태계를 택한 중국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진짜 전략은 벤치마크 순위가 아니다. 모닝스타의 이반 수 애널리스트는 "벤치마크에 너무 집중하면 진짜 가치를 놓친다"며 "텐센트 같은 기업의 게임,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와의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이달 초 Qwen AI 앱을 업데이트해 사용자가 챗봇과 대화하면서 바로 쇼핑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앱을 떠나지 않고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식이다. 월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보유한 Qwen의 힘이다.
LSY 컨설팅의 알렉스 루 대표는 "사용자가 많을수록 타오바오에서 더 많이 쇼핑할 것이고, 이는 AI 모델 개발과 운영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공략하는 오픈소스 전략
중국 AI 기업들의 또 다른 무기는 오픈소스와 저비용 전략이다. 미국의 주요 AI 모델들과 달리 중국 모델들은 대부분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모델의 기본 코드를 자유롭게 수정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초 아프리카에서 딥시크 사용량이 다른 지역보다 2~4배 높다고 밝혔다. 루 대표는 "중국 외 국가들이 이런 모델을 사용해 대량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시장에 침투하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트댄스와 바이두도 다가오는 설날을 맞아 AI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사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의 140억원 현금 지급 이벤트는 10여 년 전 위챗이 모바일 결제 앱으로 자리잡을 때 썼던 '빨간 봉투' 캠페인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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