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인도에서 '씨앗' 단계부터 투자하는 이유
엔비디아가 인도 AI 스타트업을 창업 전부터 지원하는 전략. 4000개 기업 지원하는 인셉션 프로그램을 넘어 더 이른 단계 개입의 의미는?
4000개를 넘어선 숫자의 의미
엔비디아가 인도에서 이미 4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번 주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서 엔비디아가 발표한 내용은 단순한 숫자 늘리기가 아니었다. 회사 설립 전 단계부터 개입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액티베이트(Activate)라는 초기 단계 벤처캐피털과의 파트너십이 그 시작이다. 7500만 달러 규모의 첫 펀드로 25-30개 AI 스타트업을 지원하되, 이들에게 엔비디아의 기술 전문성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창업 전부터 만나는 이유
액티베이트의 창립자 아크리트 바이시는 이를 '인셉션 투자'라고 부른다. 회사가 정식으로 설립되기 몇 달 전부터 기술팀을 만나 함께 성장한다는 개념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이른 시점의 관계 구축이 곧 장기적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스타트업들은 성장하면서 AI 컴퓨팅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바이시는 설명했다. 초기부터 엔비디아 생태계에 익숙해진 창업자들이 규모가 커져도 다른 칩 제조사로 갈아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인도가 특별한 이유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참석 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정'으로 불참했다. 대신 제이 푸리 부사장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현지 AI 연구자, 스타트업, 개발자들과 직접 만났다. 이는 인도 시장에 대한 엔비디아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도는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개발자 풀을 보유하고 있다. OpenAI, 앤스로픽, 구글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모두 이번 서밋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기업들의 시각
흥미로운 점은 액티베이트의 후원자 명단이다. 비노드 코슬라, 퍼플렉시티 공동창립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페이티엠 CEO 비제이 셰카르 샤르마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실리콘밸리와 인도를 잇는 네트워크의 핵심 인물들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인도에서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엔비디아의 '씨앗 단계' 접근법에서 배울 점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
엔비디아만이 아니다. 액셀, 피크 XV, 엘리베이션 캐피털 등 주요 벤처캐피털들과의 파트너십도 이번 주에 함께 발표됐다. 또한 AI 그랜츠 인디아와 협력해 향후 12개월간 1만 명 이상의 초기 창업자를 지원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2025년 11월에는 인도 딥테크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했다. 블룸 벤처스, 프렘지 인베스트, 셀레스타 캐피털 등과 함께 인도 신흥 스타트업들에 전략적, 기술적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컨소시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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