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상자가 폭발할 수 있다면?
양자역학의 영점 에너지가 우주 팽창의 비밀을 품고 있다. 완전한 진공도 에너지로 가득한 이유와 그 놀라운 함의를 탐구한다.
무한 에너지가 우주를 터뜨리지 않는 이유
상자를 완전히 비워보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제거하고, 기체를 빼내고, 심지어 암흑물질까지 제거했다고 상상해보자. 양자역학에 따르면, 그 안에는 여전히 무엇이 남아있을까?
답은 놀랍다. 상자는 여전히 에너지로 가득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에너지가 무한대라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영점 에너지(zero-point energy)다.
진공이 진공이 아닌 이유
영점 에너지는 1911년 막스 플랑크가 처음 도입했고, 아인슈타인이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이 개념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전자기장 같은 '장(field)'과 관련된 에너지다. 아무리 장의 진동을 억눌러도 그 존재의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원자와 분자 같은 개별 객체의 에너지다. 절대영도에 가깝게 냉각시켜도 여전히 에너지를 보유한다.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 원리 때문이다.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완전히 정지한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계곡 바닥에 정착한 공이 여전히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과 같다.
실험실에서 포착된 '보이지 않는 진동'
2025년 독일 함부르크 인근 유럽 X선 자유전자레이저 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11개 원자로 구성된 유기분자 아이오도피리딘을 절대영도에 가깝게 냉각시킨 후 레이저로 원자 결합을 끊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분리된 원자들의 움직임이 서로 연관되어 있었다. 극저온 상태임에도 분자가 여전히 진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의도한 실험 목표는 아니었습니다"라고 실험물리학자 레베카 볼은 말했다.
1948년 헨드릭 카시미르가 예측한 현상도 영점 에너지의 대표적 사례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두 금속판을 가까이 두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생긴다. 이는 판 사이의 전자기장 진동이 제한되면서 에너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주를 터뜨릴 뻔한 무한대의 역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양자장 이론가들은 장을 무수히 많은 진동자의 집합으로 본다. 각 진동자마다 영점 에너지가 있고, 진동자 수가 무한하므로 총 영점 에너지도 무한대가 된다.
1930~40년대 물리학자들이 이를 깨달았을 때 처음엔 이론을 의심했다. 하지만 곧 무한대를 다루는 방법을 터득했다. 물리학에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 차이이므로, 조심스럽게 한 무한대에서 다른 무한대를 빼면 유한한 값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중력은 다르다. 1946년 볼프강 파울리는 무한대의 영점 에너지가 우주를 폭발시킬 만큼 강력한 중력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물리학자 숀 캐롤은 "모든 형태의 에너지는 중력을 만든다. 진공 에너지도 포함해서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미래 에너지원의 가능성과 한계
영점 에너지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에너지원이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에너지를 '추출'하려면 에너지 차이가 필요한데, 진공 상태에서 더 낮은 에너지 상태를 만들기는 극도로 어렵다.
하지만 카시미르 효과 같은 현상은 이미 나노기술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극미세한 기계 부품들 사이의 인력을 계산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한국의 양자기술 연구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종합기술원과 KAIST 등에서 진행하는 양자컴퓨팅 연구에서 영점 에너지는 노이즈 요인이자 동시에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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